인구 3만2000명의 일본 후쿠이현 남서부의 한 어촌도시. 이 작은 도시의 이름은 '오바마'시다. 지난 5일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으로 버락 오바마가 당선되자 이 도시의 열기도 덩달아 뜨겁다.
◇ "오바마를 위해 훌라훌라~"
오바마 시에서는 '아이 러브 오바마'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오바마 걸스'가 훌라춤 연습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으로 기록될 버락 오바마를 축하하기 위해서다.
왜 하필 훌라춤일까. 그 이유는 오바마는 훌라춤으로 유명한 하와이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4일 오바마와 같은 이름의 일본의 후쿠이 현 '오바마'시에서 축하파티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스포츠 전문지 '닛칸 스포츠'는 지난 5일 오후 오바마의 미국 대통령 당신이 확실시되자 "오바마 후보에 대한 응원으로 흥이 난 후쿠이현 오바마시 시내는 경축분위기가 됐다"고 전했다.
올 초 이 지역 상공회 관계자 등 주민 1300여 명으로 결성된 '내 멋대로 오바마 후보의 승리를 응원하는 모임'은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는 파티를 열기도 했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이들은 내년 1월의 대통령 취임식에 '출석'하는 방침을 표명하고 훌라댄스팀인 '오바마 걸스'가 백악관 앞에서 춤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 "오바마를 명예시민으로!"
일본의 대표적 통신사인 지지통신은 마쓰자키 고지 오바마시 시장이 5일 기자회견을 통해 오바마에게 '특별 명예시민'의 칭호를 주는 것을 검토할 의향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오바마시는 오바마의 얼굴 모양을 그려 넣은 티셔츠 젓가락과 빵 햄버거 등 여러가지 상품을 내놓으며 오바마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마쓰자키 시장은 "마음속으로 응원하고 있었는데, 몹시 기쁘다"며 기쁨을 표현했으며 "방일할 때 꼭 오바마시에도 들러 주셨으면 좋겠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미국 워싱턴의 오바마 당선자 사무소에 보냈다.
◇ 日 네티즌 "부끄러워 눈물이 나올 정도"
이같은 일본의 오바마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은 CNN에도 소개되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국내 네티즌들은 "엄청난 센스다""요즘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은 돈이 되거나 화제를 일으킬만한 것이라면 뭐든지 다 하는 것 같다"고 놀라워하면서도 "오바마시는 이제 일본 속 작은 미국인가"하며 비아냥거리는 댓글을 남겼다.
일본 네티즌들은 자국민들이 오바마에 유난스레 호들갑을 떠는 양상에 대해 "창피하고 민망하다"는 입장이 대부분이다. 한국의 '디시인사이드'격인 일본의 최대 커뮤니티 2ch에는 "일본을 수치스럽게 하는 짓을 제발 그만둬""너무 부끄러워서 눈물이 나왔다"는 글이 올라왔다.
"적어도 특산품 보내는 정도로 해라. 훌라댄스의 의미를 알 수 없다""이름이 같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감정이입 하는게 대단하다. 생일이 같다고 연예인한테 달려드는 것과 같은 레벨이다""'오바마 걸즈'가 훌라춤을 추다 백악관 앞에서 전원체포돼도 할말없다"는 웃지못할 쓴 소리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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