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브라더스' 김국진·윤종신·김구라·신정환.. 최고의 조합 탄생

김겨울 기자  |  2008.11.08 13:08


'라~브라더스'(라디오스타, 라라라)의 시대가 왔다. '라~브라더스'란 '라디오 스타'와 '라라라'에서 호흡을 함께 하는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신정환을 일컫는 단어로 이들은 무려 3개의 프로그램에서 MC를 맡게 됐다.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 최초로 입을 맞춘 이들은 '명랑히어로'에 이어 음악방송 '라라라'까지 함께 한다. 다(多) MC 체제인 현 방송 시스템에서 MC들 중 한 두 명이 몇 개 코너를 같이 하는 경우는 있지만 네 명이나 되는 MC가 세 프로그램의 공동 진행을 함께하는 경우는 드물다.

65년생 김국진, 69년생 윤종신, 70년생 김구라, 75년생 신정환은 나이차만도 무려 10살이지만 출신 성분도 각양각색이다.

톱 연예인에서 유학과 골프로 외도를 감행했던 '왕의 귀환' 김국진, 발라드 가수 출신에서 인기 DJ를 거쳐 '예능 늦둥이'로 주목받는 윤종신, 긴 무명 시절을 거쳐 인터넷 욕설가로 공중파를 접수한 '독설' 김구라, 룰라에서 현역 입대해 컨추리 꼬꼬에 이르기까지 '예능 가이' 신정환까지.

지난해 대상을 받은 '무한도전' 멤버에 도전장을 낸 '라~브라더스'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왕의 귀환' 김국진

김국진은 91년 '제1회 KBS 대학 개그제'에서 데뷔 후 KBS 신인상을 거머쥐고 일약 톱스타로 올랐다. 당시 김국진이 "여보세요"라며 혀 짧은 소리만 내도 시청자들은 쓰러질 정도였다. 그는 '일요일 일요일 밤에', '테마게임', '칭찬합시다'와 같은 예능 뿐 아니라 '연인들', '반달곰 내 사랑'과 같은 드라마에서도 재능을 보이면서 다양한 색깔을 가진 연예인으로서 활약했다. 그래서 인지 그는 그냥 웃기기만 한 개그맨이 아닌 '장난기 속에 진지함'을 보여준다.

'라~브라더스'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유재석보다 더 호감 형 MC다. 그는 늘 김구라의 원 펀치와 신정환의 여러 번의 잽, 윤종신의 어퍼컷까지 다양한 공격을 받는다. 가끔 그는 김구라의 멱살을 잡기도 하지만 힘에 겹다. 그를 보면 안타까우면서도 안아주고 싶은 보호본능(?)을 느끼게 한다. 맏형이지만 맏형 대우보다는 동생들에게 휘둘리는 그의 안절부절한 모습이야 말로 '라~브라더스'에도 약자가 있다는 재미를 준다. 하지만 누가 약자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예능 늦둥이' 윤종신

015B의 객원 멤버로서 '텅 빈 거리에서'로 데뷔한 윤종신은 발라드 가수이자 작곡가로 활약했다. 애절하면서도 호소력 있는 그의 히트곡들을 보면 현재 그의 모습은 의외다.

하지만 그는 방송에서 자작곡인 '팥빙수'의 예를 들으며 "요리법을 최초로 곡 화 시킨 작곡가죠"라고 말할 정도로 위트가 넘친다. '예능 늦둥이'라고 불리지만 사실 그의 입담은 라디오 DJ를 시작했을 때부터 단련돼 왔으며 구강구조 또한 가수보다는 예능인에 가깝다는 평이다.

튀어나온 앞니 때문일까. '라~브라더스'에서 아나운서보다 정확한 발음을 구사하며 시청자들에게 전달력을 높인다. 또 탁월한 어휘력과 말재간으로 김구라에게 '사과' 구라라는 호칭도 만들었으며 김국진과 신정환의 아픈 과거를 맛깔나게 끄집어낸다.

물론 말로 먹고 사는 그가 말로 다친 적도 있으니 '회 발언'. 특유의 깐죽거리는 성격을 내세운 '주어먹는 개그'에 일가견이 있는 그는 '라~ 브라더스'에서 '때리는 구라보다 더 밉상인 종신' 역을 톡톡히 하고 있다.

'생계형 독설가' 김구라

김구라는 93년 SBS 2기 공채 개그맨으로 합격하고 10년 넘게 무명 생활을 견뎌야 했다. 결국 그는 살아남기 위해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고 마이너리티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욕 방송'의 강자로 군림했다. 그는 '욕 방송'으로 각종 화제를 낳으며 공중파 입성에 성공했다.

처음에는 인터넷 방송에서 선보였던 독설이 수위를 낮춰도 혐오스럽다며 비호감 캐릭터로 거부감을 낳은 듯 했으나 귀여운 아들 동현이를 동원해 이미지 쇄신에 성공했다. 현재 방송 3사를 아우르는 블루칩으로 최근 SBS '절친노트'에서 첫 단독MC를 맡기에 이르렀다.

김구라는 '라~브라더스'를 생기게 한 결정적 캐릭터다. 친 게스트 위주의 토크쇼에서 친 MC 위주의 방송인 '라디오 스타'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인터넷 방송 출신으로 설움을 겪어봤던 김구라의 이기주의가 필요했다. 김구라는 '독설가의 대표 주자'라는 이미지가 있는 만큼 게스트들에게 어떤 심한 말을 해도 수용됐다. 김구라 덕에 밉상과 진상을 피우는 윤종신과 신정환이 귀여운 호감으로 보여 질 정도다.

'예능 가이' 막내 신정환

신정환은 '라~브라더스'에서 나이로는 막내지만 현 시대 예능 버라이어티에서는 원조 격이다. 그는 그룹 룰라로 데뷔했으나 군 입대를 이유로 룰라가 가장 화려했을 적 앙골라 파병에 나서는 비운을 맛본다.

이후 그는 그룹 컨츄리 꼬꼬와 신나고를 통해 가수로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듯 보였지만 딱히 히트곡을 만들지 못했고 가수보다는 예능인으로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횟수가 많았다. 물론 여기에는 '예능 가이'라 불리는 그의 순발력이 한몫했다.

'라~브라더스'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버르장머리 없는 막내 역이다. 그는 김국진을 무시하며 윤종신의 말을 받아치며 김구라를 무자비하게 공격한다. 그로 인해 김국진은 더 불쌍하게 보이고 윤종신의 '되받아치기' 개그가 살며 김구라가 궁지에 몰릴 수 있다.

게다가 천재와 바보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했던가. 신정환의 4차원 적인 질문은 '라~브라더스' 내에서도 이해가 안 갈 정도다. 4차원 연예인 전성시대라는 요즘 신정환 이야말로 4차원 연예인의 대표주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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