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파산 직전이다."
드라마가 위기다. 경제 불황으로 광고수입이 급감한 방송사들은 경비절감을 위해 드라마를 잇달아 폐지했다. 드라마 제작의 80%를 맡고 있는 외주제작사들은 그간의 과당경쟁으로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경제난까지 겹쳐 이래저래 사정이 말이 아니다. SBS 구본근 드라마국장은 현 상태를 두고 "당장 외주제작사 대표 한 명이 자살한다고 하더라도 하나도 안 이상한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외주제작사들의 모임인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회장 신현택) 김승수 사무총장의 얘기를 들어봤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는 드라마제작사들이 상호협력과 의견수렴을 위한 단일 창구 필요성을 느끼고 지난 2006년 9월 출범시킨 단체다. 현재 37개 회원사가 가입돼 있다.
김 사무총장은 '정말 그렇게 어렵냐'는 물음에 한숨을 길게 내쉰 뒤 '파산'이나 '백척간두' 같은 단어를 써가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파산 직전이다. 전체적으로 다 어렵다. 많이 어렵고 덜 어렵고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임금 10% 삭감', 이런 걸로 해결할 정도가 아니라 존립 자체가 백척간두에 서있다."
이런 어려움의 징후는 예전부터 있었다. 제작비가 끝도 없이 솟구쳤다. 김 사무총장은 제작비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출연료에 대해 '출연료 상한제'를 만들어달라며 방송사 드라마관계자들에게 주장했고 지난 7일 일산에서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3사 드라마국장들이 모여 이 문제를 논의했다. 물론 그도 참석했다.
"방송사-제작사간 논의를 함께 시작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제작사는 을의 입장인데 방송사에 '출연료 상한제'를 언급했다. 지금까지와 달리 방송사에서 '그래 한 번 해보자'고 협조해줬다."
"한국의 드라마가 한국의 성장 동력의 주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는데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들이다. 논의를 해보니 '출연료 상한제'를 넘어 위기에 처한 한국 드라마를 살릴 구체적인 방안 모색까지 갔다. 이건 방송사-제작사 뿐만 아니라 연기자 단체나 작가협회 등 드라마와 관련된 모든 단체가 함께 나설 문제다. 연기자단체나 작가협회도 이미 드라마가 위기라는 인식이 있었다."
김승수 사무총장은 "11월 마지막 주에 이들 단체가 모여 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현재 연기자단체, 작가협회와 이 문제로 접촉 중"이라며 "드라마 위기에 대해 방송사-제작사간 논의한 내용을 밝히고 위기에 대한 진단과 해답을 찾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송사, 제작사, 연기자단체, 작가협회 등 드라마관련단체들 뿐만 아니라 모두가 나서 드라마 살리기에 동참해 줄 것을 부탁했다.
"일본에 애니메이션이 있다면 한국에는 드라마가 있다. 드라마는 한국의 성장 동력이고 계속 발전해야 한다. 우리가 먼저 시작할 테니 정부, 국회, 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한국 드라마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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