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愛 돋보이는 '가문의 영광', 불륜이여 안녕!

김지연 기자  |  2008.11.16 15:30
SBS '가문의 영광' 출연진 ⓒ송희진 기자 songhj@


가족 냄새가 물씬 풍기는 드라마가 그립다. KBS 2TV '엄마가 뿔났다'가 불륜 등 자극적인 소재 없이도 방영 내내 인기를 끈 것도 아마 그 이유일 것이다.

SBS '조강지처클럽'의 경우 지난 2007년 9월29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주말 안방에서 큰 인기를 누렸지만 방송 시작과 함께 선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는 배우자의 외도로 점철된 드라마 내용 때문이다.

하지만 '조강지처클럽'에 이어 지난달 11일 첫 선을 보인 '가문의 영광'(연출 박영수ㆍ극본 정지우)은 사뭇 달라 보인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 느리게 적응해 가는 소시민의 삶을 다루겠다는 의도처럼, 현대사회에서 잊혀져가는 종갓집을 배경으로 그 안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개개인의 사연을 다루고 있다.

종갓집 맏아들로 태어난 쌍둥이 형제 하수영(전노민 분)과 하태영(김성민 분). 10분 먼저 태어났다는 이유로 종갓집 맏아들로서의 책임을 모두 떠안은 수영은 이 같은 분위기를 견디지 못한 아내가 불륜을 가장해, 태영은 본인의 불륜으로 아내에게 이혼통첩을 받았다.

하지만 불륜이 등장한 것은 '가문의 영광' 1,2회 뿐이다. 이후 '가문의 영광'은 가족드라마답게 할아버지와 증손자, 50대 중반의 가장인 아버지의 늦은 로맨스 그리고 젊은 자녀들의 진정한 사랑 찾기 등이 쏠쏠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일 방송분을 통해 공개된 할아버지 하만기(신구 분)와 증손자가 만화책 한 권을 두고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근래 안방극장에서는 보기 드문 장면으로, 자연스레 입가에 웃음이 번지게 만들었다.

때문에 '가문의 영광'이 19.2%로 스타트를 끊은 후 줄곧 20%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방송가 사람들이 긍정적 전망을 갖는 이유다.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라는 얘기다. 전작 '조강지처클럽'이 기록한 최종회 시청률 41.3%(TNS 기준)도 꿈같은 얘기만은 아니다.

'가문의 영광' 한 제작진은 15일 "20% 시청률도 절대 낮은 시청률이 아니다"라며 "시청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고, 장편 드라마임을 감안하면 앞으로 얼마든지 상승의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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