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봉 사스마와리 라인업 캡 PPL B팀…
'한자어 일어 영어도 아니고 이게 무슨 말?'이라고 고개를 갸우뚱한다면 올해 당신의 '드라마 점수'는 낙제점이다. 이 용어들은 올 한해 드라마에 속속 등장한 방송 '전문용어'들.
방송계 속어까지 시청자들에게 익숙해질 만큼 2008년 드라마는 방송사의 자화상이 었다. 올 한해 전문직 드라마의 부상에 힘입어 방송제작 과정을 구체적으로 그린 드라마가 봇물처럼 쏟아졌다.
◇ 2008년 방송계 속사정 파헤친 드라마
대표작은 지난 5월 종영한 SBS '온에어'. PD, 방송작가, 톱스타, 매니저 등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감칠나게 그린 이 드라마는 자체 최고시청률 25%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드라마 '온에어' 종영 직후 바통을 이어받은 MBC '스포트라이트'는 방송기자들이 엎치락뒤치락 고군분투하는 활약상을 그려내 주목을 받았다.
지난 7월 종영한 KBS2TV '태양의 여자'는 여대생들의 선망의 대상인 아나운서를, 13일 종영한 MBC 일일드라마 '춘자네 경사났네'는 아나운서와 PD 남매를 등장시켰다.
요즘 주말극도 방송 소재 드라마의 3파전이 펼쳐진다. 현재 인기리에 방송중인 KBS2TV 주말드라마 '내 사랑 금지옥엽'에서 여주인공 이태란은 라디오 PD, 남자주인공 김성수는 DJ다. 같은 시간 MBC 주말드라마 '내 인생의 황금기'에서 탤런트 신성록의 역할은 교양PD. 덕분에 방송사 내부와 촬영현장 모습이 심심찮게 비춰진다. SBS '유리의 성'은 여주인공인 윤소이를 비롯해 김승수 등 주연급 조연들을 아나운서로 대거 등장시켰다.
KBS2TV 월화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은 아예 드라마국이라는 조직이 주제다. PD의 삶과 사랑뿐 아니라 그들을 둘러싼 방송작가, 배우들의 권력관계와 인간관계, 드라마 제작과정을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다.
◇ 현장냄새 풍기는 대사, 리얼리티가 생명
시청자들은 방송가 소재 드라마를 통해 결과물로만 보던 드라마, 뉴스, 각종 프로그램 제작과정을 살펴볼 수 있어 재미가 배가 된다는 평가다. 일반인들이 몰랐던 방송가의 현실을 속 시원히 드러내고 리얼리티를 살린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다.
'온에어'의 한 시청자는 귀에 쏙쏙 들어오는 대사를 인기 비결로 꼽았다. 실례로 이 드라마는 "시청률 잘나오면 국장님 빽으로 오승아 예능으로 한 번 빼주시는 겁니까?""회당 3000에 옵션 둘, OST까지 몽땅 주고 오승아 캐스팅했대""PPL(간접광고) 들어온 거에요. 대본에 녹일 수 있는 것만 말씀해주세요" 등 현장냄새가 폴폴 풍기는 말들을 대사 속에 그대로 표현했다.
한 방송작가는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듯한 대사 덕분에 방송 작가들 사이에서 공감 100%라는 평가를 받았다. 연예인이나 방송계를 테마로 한 드라마는 비현실적인 만화에 가까웠는데 우리 바닥에서만 쓰는 방송 용어들이 많이 나와서 혼자서 많이 웃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비현실적인 만화 같은 스토리에서 벗어나 방송가의 권력구조 비리 등 어두운 면도 통쾌하게 까발렸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온에어'는 방송가에서 쉬쉬하던 캐스팅 로비를 공개적으로 폭로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SBS 드라마 '타짜' 제작 당시 정마담 역을 놓고 탤런트 강성연과 성현아의 캐스팅 논란이 일었을 때도 시청자들은 "드라마 '온에어의 재현이다"며 내막을 이해하는 분위기였다.
'그들이 사는 세상'도 현장에서 바로 튀어나온 듯한 따끈한 에피소드를 최대한 부각시키고 있다. 깐깐한 원로배우와 인기작가와 PD 사이의 밀고 당기기 싸움, 잘나가지만 이기적이고 바람둥이인 속물 PD 사이의 팀워크 문제를 그려낼 예정이다.
이처럼 방송가 소재 드라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신비의 영역이었던 방송사가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벗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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