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사랑, 참 순탄하지 않다. 탤런트 주상욱 얘기다.
MBC 일일극 '깍두기'에서 비구니 아가씨에게 마음을 빼앗겼던 그는 최근 종영한 MBC 일일극 '춘자네 경사났네'에서는 미혼모에게 정성을 쏟는 순정남으로 변모했다. 설상가상, 화제 속에 상영중인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에서는 드디어 유부녀와 결혼을 해 당당한 세컨드 남편이 된다.
주상욱은 불륜을 저지른 적도 한 번 없었는데 뭔가 이상하다며 "이젠 평범한 사랑을 하고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신인 시절 송승헌과 착각하는 이들이 속출했을 만큼 깎은 듯한 얼굴, 180cm의 키를 자랑하는 그는 "한번쯤 지독한 사랑에 빠졌으면 좋겠다"는 평범한 솔로. 주상욱은 2006년 본격적인 연기를 시작한 지 약 3년만에 "드디어 연예인이 된 느낌"을 받았다며 새롭게 포부를 전했다.
-'춘자네 경사났네'가 종영했다. 일일극을 했으니 팬들도 많이 생겼겠다.
▶6개월 전과 참 많이 달라졌다. 한마디로 얘기하면 비(非) 연예인이었다가 드디어 연예인이 된 느낌이랄까. 길을 가다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생겼고 반응도 느끼고 그런다. 기분 좋다.
-'춘자네 경사났네'는 물론이고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에서도, 참 쉽지 않은 사랑을 했다.
▶정확히 얘기하면 비정상적인 사랑을 한 거다. 저는 분홍(서지혜 분)의 아기 아빠를 같이 간호하고 있는 주혁이가 이해가 안 된다. 그래, 너무 사랑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하면서도 답답하다. 사실 결혼한 여자와 또 결혼하는 '아내가 결혼했다'의 재경이는 어디 정상적인가. 이젠 평범한 사랑을 하고 싶다, 정말이다.
-'아내가 결혼했다'에선 손예진-김주혁 커플에 비해 두번째 남자 재경은 사실 비중이 크지 않다.
▶시나리오 상에서 크게 변한 건 없다. 애매한 커플이기는 해도 부부인데 손 한 번 잡는 장면이 없는 건 사실 굉장히 아쉽다. 묘사는 많지 않았지만 재경이의 입장에서 많이 생각을 했다.
-많은 남자 관객들이 거부감을 느낀다고 들었다. 직접 연기한 소감은 어땠나.
▶그 설정을 쉽게 받아들였다면 거짓말이다.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원작을 봤을 땐 단순한 듯 하면서 '거짓말, 뭐 이런게 있어' 하는 생각에 화도 나고 그랬다. 하지만 재경 쪽에서 생각하다보니 신선하고 새로웠다. 즐겁기도 하고. 감독님을 만나고 나서도 꼭 해야겠다고 다짐하지는 않았는데 보면 볼수록 흥미롭고 매력적이다.
-영화는 몇 번을 봤기에? 매력적이란 건 손예진씨 얘기인가?
▶극장에서만 네 번을 봤다. 혼자서도 보고, 친구들과도 보고. 내 영화지만 볼수록 재밌다. 내 영화라 홍보하는 것 같지만, 소재도 신선하고 지루함 없이 볼 수 있더라.
손예진씨는 배울 점이 많은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같이 하면서 그런 걸 더 깊이 느꼈다. 여성으로서 매력도 대단한 것 같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랬다. 영화를 보면서 반하는 느낌이랄까. 손예진씨가 아니었다면 그런 파격적인 설정을 관객들이 받아들였을까? 손예진이니까 가능했다고 본다.
-드라마 얘기로 넘어가, 드디어 드라마가 끝났다. 기분은 어떤지.
▶연속극 치고는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했다. 실질적으로 1주일에 기본 5∼6일, 많으면 7일을 찍었으니까. 그 전 '깍두기', '에어시티', '아빠 셋 엄마 하나'에 계속 출연하면서 1년반 넘게 쉬지 않고 일만 했다. 혹시 컨디션에 이상이 생기거나 다치면 어쩌나 싶어 좋아하는 스키도 3년간 한 번도 못 탔을 정도다.
그랬지만 속이 시원하다는 느낌보다는 섭섭하고 아쉬운 마음이 크다. 많은 걸 얻었지만 내가 더 해내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려서다. 함께한 모든 분이 좋았고, 분위기도 좋았다. 시청률만 아쉬웠다.
-드라마에서 밝게 웃는 모습이 잘 나오지 않더라. 역할도 있는 집 자식, 엘리트를 많이 맡았다.
▶처음부터 내가 좋은 것만 할 수는 없지 않나. 역할이 그런 면이 있다. 스스로는 항상 밝은 분위기, 행복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어쨌든 드라마도 해피엔딩이지 않나.
지난 1년 반 동안 갇혀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오히려 영화를 하며 숨통이 트인 것 같았다. 틀에 박힌 캐릭터에서도 벗어나고 싶다. 재벌 2세, 사장님 이런 거 말고 그냥 평범하고 친근한 사람. 백수 같은 역할이면 더 좋겠다. 수트도 좀 그만 입었으면 하고.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다는 게 아니다. 다만 지금까지 늘 보여드린 모습만이 아니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는 거다.
덧붙이자면, 모든 배우가 마찬가지겠지만 신인상을 탔으면 좋겠다. 한번쯤 노릴 수 있지 않을까? 신인상을 떠나 언젠가는 꼭 상을 받고 싶다.
-극중에서 참 독특한 사랑을 보여줬다. 실제 어떤 사랑을 하고 싶나.
▶불륜은 아닌데 이것 참, 극중에서 사랑해 온 사람이 비구니 아니면 애 엄마 아니면 유부녀 이런 식이니 나도 이게 뭔가 싶다. 실제로도 한번쯤 지독한 사랑에 빠져봤으면 좋겠다. 도도할 만큼 자신감이 넘치는 여자였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게 마음대로 안 된다. 억지로 할 수도 없고, 우연을 기다리기엔 너무 대책이 없는 것 같다. 고민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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