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윤종신 앞엔 '가수'라는 수식어를 넣으면 됐다. 하지만 요즘은 이 수식어로 그를 모두 설명하기엔 부족함이 많다.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명랑히어로', '음악여행 라라라' 및 SBS '야심만만 예능선수촌',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 등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하고 있어서다. '대표 노총각'에서 이제 어엿한 한 가정의 가장도 됐다.
이렇듯 '3색 인생'을 한꺼번에 살고 있는 윤종신은 지난 25일 정규 11집을 정식 발매하고 가수로 돌아왔다. 예능 늦둥이'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와중에서도, 잊지 않고 정규 앨범을 냈다는 사실에서 그의 음악에 대한 관심과 애착이 어느 정도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실제로 윤종신은 '오래전 그날', '너의 결혼식', '내 사랑 못난이', '환생' 등 여러 히트곡을 남기며 90년대 가수로서 적지 않은 사랑을 받았다. 2000년대 들어서는 작사 및 작곡가도로 활발히 활동, 성시경의 '거리에서'도 탄생시켰다.
3년 7개월 만에 새 정규 앨범을 내고 본업이라 할 수 있는 가수로 오랜만에 복귀한 윤종신과 마주 앉았다.
# '19년 차 싱어송라이터' 윤종신
-요즘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 무척 바쁠텐데 11집은 언제 준비했나.
▶11집에 수록된 곡들은 이전부터 공일오비의 (정)석원이 형과 함께 미리 차근차근 비해놓았다.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인 '즉흥 여행'과 수록곡인 '오 마이 베이비'만 앨범 발매를 앞두고 완성했다. 곡 작업 등 모든 준비를 사전에 거의 끝내서 녹음은 단 3주 만에 마쳤다.
-11집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한다면.
▶전체적으로는 저의 소소한 것들을 담은 발라드 음반이라 보면 된다. 하지만 주제는 한 가지에 국한시키지 않았다. 저의 현실이 반영된 곡, 상상해서 쓴 이별 노래 등이 다 실렸다. 사운드는 최대한 자연스런 분위기를 살릴 수 있도록 어쿠스틱하게 꾸몄다.
타이틀곡은 발라드 '내일 할 일'과 경쾌한 분위기의 '즉흥 여행' 2곡으로 정했다. '내일 할 일'은 제가 작사 작곡한 노래인데, 바로 내일의 이별을 준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흥 여행'은 이번 앨범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준비한 석원이 형이 작곡하고 제가 가사를 붙였다. 힘 들 때 모든 것을 잊고 그냥 여행을 떠나자는 내용의 밝은 노래이다.
-'라디오스타' 스타일대로 묻겠다. 윤종신에게 가수란?
▶가수는 저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직함이자 고향과 같은 직업이다. 가수였기에 예능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저 스스로 가창력 있는 가수는 아니라고 느끼지만, 저만의 창법은 있는 가수라고는 생각한다. 앞으로도 제 보컬의 특성 및 노래 내용과 스타일에서 인정받는 가수가 되고 싶다.
-이번 음반과 관련, 향후 계획은.
▶기회가 닿는 대로 TV, 라디오 등에 출연해 새 노래들을 알리고 최대한 오래 활동할 생각이다. 내년 초부터는 전국 투어를 돌 생각도 갖고 있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석원이 형과 프로듀서 팀인 '팀도피오'를 결성했는데, 팀도피오를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앨범을 낼 계획도 있다.
# '예능 늦둥이' 윤종신
-예능에는 원래부터 관심이 많았나.
▶예전부터 예능에 관한 한, 보는 쪽에서 완전 팬이었다. (유)재석이가 확 뜨기 전에도 제 홈페이지에 유재석의 팬이라고 써 놓았을 정도로 예능에 관심이 많았다.
-예능에 본격적으로 나서야겠다고 결심한 때는 언제인가.
▶결심해서 된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차근차근 예능 프로그램 출연 폭을 넓혔다 할 수 있다. 2001~2002년 SBS 시트콤 '웬만해선 그들을 말릴 수 없다'에 이상한 성격의 팥빙수 장수로 처음 출연한 뒤 2004년 MBC '논스톱4'에 고정 출연하게 됐다. 이후 SBS '야심만만'에 들어간 것을 계기로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다. 저는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것에 대해 실망하는 팬도 있었을 것 같은데.
▶그렇다. 팬들 중 떠나간 분들도 있다. 하지만 저는 예능 MC도 분명 제 직업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스스로 예능 출연을 외도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다. 가수와 예능 모두에서 더 좋은 활동을 펼치고 싶다. 참,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 새 팬들도 많이 생겼다(웃음).
-유재석, 강호동, 김국진, 김구라, 신정환 등 요즘 최고의 인기 MC들과 프로그램을 함께 하고 있는데.
▶저는 참 인복이 많은 것 같다. 재석이랑 호동이랑 마음껏 웃으며 녹화하고 온 날은 밤을 새워 앨범을 녹음해도 힘들지 않을 정도였다. 그 만큼 저와 함께 하고 MC들은 제게 좋은 에너지를 주는 사람들이다.
# '가장' 윤종신
-테니스 국가대표 출신 전미라씨와 지난 2006년 12월 백년가약을 맺었다. 결혼 이후 달라진 점은.
▶가정은 저를 훨씬 편하게 만들어 준다. 아내가 음악 외적인 부분을 다 챙겨줬기 때문에,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음악에 보다 편안하고 쉽게 몰두할 수 있었다. 내년에 전국 투어를 돌게 되면 아내의 고향인 군산에서도 꼭 공연을 열고 싶다.
-이번 앨범에는 지난해 얻은 아들 '라익'에게 선사하는 '오 마이 베이비'도 담겨 있는데.
▶'오 마이 베이비'는 라익이를 위한 선물이다. 라익이가 이 가사를 알아들 때 쯤, 이 노래를 들으면 얼마나 좋아할까하는 생각을 혼자 가끔 하곤 한다. '오 마이 베이비'는 꼭 저에게만 한정된 노래는 아니고, 모든 아빠들의 노래라는 생각도 한다. '오 마이 베이비'의 마지막 가사 '널 사랑해'는 아내와 함께 불렀다. 또 캠코더에 담겼던 라익이의 목소리도 이 노래를 통해 들을 수 있다.
-자신에게 가족은 어떤 존재인가.
▶그 어느 순간에도 제가 지켜내야 할 존재이자, 저에게는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다. 아내와 아들로부터 얻는 기쁨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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