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앳 헬게이트' '싸구려주식' 패러디 만발

도병욱 기자  |  2008.11.27 08:03
코스피 지수가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우울한 주식투자자의 마음을 대변하는 패러디물이 인기다.

이 패러디 창작물들은 주가 폭락이라는 암담한 상황을 웃음으로 승화하고, 정부와 증시 관계자들을 비꼬아 개미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적인 게시물은 영화 '에너미 앳 더 게이트'를 패러디 한 작품. 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과 독일의 전투가 끝난 뒤 장면을 따 처참한 한국 주식시장의 현실을 보여줬다. 또 군인들을 전쟁터로 끌고 가는 모습을 주식투자를 종용하는 정부당국과 애널리스트를 꼬집었다.

이 게시물은 환헤지 통화옵션 상품(키코·KIKO) 가입 기업과 주식투자자, 펀드가입자 모두 죽는 장면으로 끝난다.

이 게시물은 여러 포털사이트에 옮겨졌고, 많은 네티즌들은 "웃으면서도 눈물이 난다", "우리 현실을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는 반응을 보였다.

도올 김용옥 교수의 강의 장면을 패러디하는 게시물도 있다. 김 교수가 강의 장면에다가 주식투자 기법을 강의하는 패러디다. 이 패러디에서 김 교수는 '물타기'와 '물량털기' 등 여러 기법이 등장하고, '주식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공부하라'고 독촉한다.

김 교수 특유의 말투를 느낄 수 있게 만든 패러디물인데다 내용 역시 현재 주식시장에 정확히 들어맞는 내용이기 때문에 네티즌의 공감은 남달랐다. "도올이 눈앞에서 강의하는 것 같다", "웃으면서 공부하는 느낌"이라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인디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의 노래도 패러디됐다. 한 네티즌은 자신의 블로그에 '싸구려 커피'를 개사해 '싸구려 주식'으로 바꿨다. "싸구려 주식을 던진다. 하한가라 적잖이 속이 쓰려온다"로 시작되는 이 가사는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자의 속마음을 절묘하게 표현했다.

<출처 : 블로그 '이상한 나라의 어딘가 다른 세계'>
26일 코스피 지수는 1029.78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2050포인트를 넘겼던 것과 비교하면 반토막 난 셈이다. 게다가 이달 들어서 코스피 지수는 한 번도 종가기준 1200선을 넘지 못했다.

주식시장은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고, 앞으로 회복될 기미도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정부당국도 눈에 띄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전망도 좀처럼 들어맞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우울한 현상황을 웃음으로 승화시킨 패러디물의 인기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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