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여성캐릭터 억척·발칙·능력녀 인기

전예진 기자  |  2008.12.03 07:00
↑ 영화 '우생순',드라마 '내생애 마지막 스캔들''조강지처클럽''워킹맘'(시계방향)

"왜 나보다 잘 나가냐구!"

한 자동차 광고에서 서인영은 가방을 던지며 이렇게 울부짖었다.

2008년 당돌하고 발칙한 캐릭터로 상승가도 달린 서인영. 그가 부러워 할 정도로 '잘 나간' 여자 캐릭터는 누가 있을까?

서인영처럼 '발칙녀' 캐릭터 외에도 올 한해는 굳센 '억척녀'와 능력 있는 '능력녀'들의 인기도 만만치 않았다. 2008년을 빛낸 여성 캐릭터를 모아봤다.

◇ 대한민국 아줌마의 힘! '억척녀'

"내가 대한민국 아줌마들 안 믿으면 누굴 믿어~"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에서 핸드볼 대표팀 감독역 엄태웅의 대사다. 2008년 한해에도 씩씩하고 굳센 '아줌마 파워'가 거셌다.

지난 1월 10일 개봉해 2008년의 첫 테이프를 끊은 이 영화는 올 한해 여성 파워의 강세를 예고했다.

"나 포기 안할거야. 그러니까 너도 포기하지마"라며 남편에게 따끔하게 일침을 가하는 핸드볼 선수 미숙(문소리 분). 그는 아이를 낳고 3주 만에 경기장 나가고, "이기든 지든 먹고살려고 미친 듯이 뛰었어"라고 말할 정도로 남자들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 불굴의 투지를 보여줬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세계 최고의 명승부를 펼쳤던 여자핸드볼 선수들의 감동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이들의 꿈과 근성을 눈물겹게 담아냈다. 덕분에 4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 4월 종영한 MBC 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에서도 억척스러운 여자 캐릭터가 인기를 끌었다. 고 최진실은 세파에 시달리면서 갖은 고생을 겪지만 재기 발랄하고 낙천적인 캐릭터 홍선희를 잘 소화해냈다. 정에 약하고 웃음, 눈물 많은 '뻔순이 아줌마'의 매력을 잘 살린 이 드라마는 '내마스' 열풍을 일으키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9월 시작해 지난 10월 대단원의 막을 내린 SBS 드라마 '조강지처클럽'은 '억척녀' 캐릭터의 종지부를 찍었다. 두 명의 조강지처의 통쾌한 복수극을 그려 40%가 넘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덩달아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서 하는 한복수(김혜선 분)와 이혼을 딛고 꿋꿋이 홀로서기에 나서는 나화신(오현경 역)은 많은 여성 시청자들을 울고 웃기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SBS '워킹맘'의 염정아도 두 아들을 키우면서 직장에서도 인정받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인기를 모았다.

◇ 솔직한 매력의 '발칙녀'
↑ 서인영 이효리 장미희 손예진 (시계방향)

상반기 화끈하고 털털한 굳센 모습을 보여줬던 여자 캐릭터들은 하반기에는 당당하고 발칙해졌다.

이들이 상반기 '억척녀'와 다른 점은 속까지 당차고 강한 '외강내강'형이라는 것. 주위의 시선은 아랑곳 하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솔직하고 당당한 매력을 가진 여성상이 인기를 끌었다.

가요계에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우리 결혼했어요'의 신상녀로 뜬 서인영이 대표적이다. 과거 '된장녀'라는 비난에 시달릴 법도 하지만, 그는 최신 트렌드에 민감하고 패션에 열광하는 현 세대들의 소비 풍조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솔직한 입담으로 톡톡 튀는 매력을 선보인 솔비, '소핫'으로 '난 너무 예쁘다'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인 원더걸스도 '발칙녀' 대열에 합류했다.

'유고걸' 이효리는 '이제부터 솔직하게 당당하게 너의 모습을 보여줘'라고 노래하며 성공적으로 컴백했다. SBS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에서는 몸 개그를 선보이며 털털하고 솔직한 매력으로 사랑받고 있다.

MBC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는 '뿔난 엄마' 김혜자보다 허영기 많고 속물적인 사모님 장미희가 히트를 쳤다.

장미희가 맡은 고은아 역은 미모 유지에 전력을 다하고 교양과 품위로 포장하면서 다른 사람의 의견은 절대 용납하지 않는 고집쟁이 캐릭터. 속물이지만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내보이는 이 캐릭터에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의 손예진은 1부1처제에 의문을 제기하며 두 남자와 결혼하는 발칙하고 당돌한 여성을 연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 당당한 전문직 '능력녀'
↑ 송윤아,송혜교,김지수,김정은(시계방향)

2008 드라마계는 유독 능력 있는 전문직 여성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지난 5월 종영한 SBS '온에어'는 드라마 작가와 톱스타를 등장시켜 방송가의 이야기를 그려내 호응을 얻었다.

김하늘은 극중 도도하고 무례하기 이를 데 없는 톱스타 오승아 역을 맡아 기존의 착한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지적이고 차분한 이미지가 강한 송윤아는 극중 수다스럽고 가끔은 극성스러운 서영은 작가를 연기해 인기를 모았다.

기자세계를 다룬 MBC '스포트라이트'에서 손예진(서우진 역)은 종횡무진 사건을 쫓아다니는 사회부 기자 역을 맡았고, KBS2 '태양의 여자'에서 김지수는 여성들의 선망의 대상인 아나운서를 연기해 프로의 모습을 보여줬다.

현재 방영중인 KBS 2TV '그들이 사는 세상'의 송혜교는 잘나가는 드라마 PD 역을 맡아 당차고 능력 있는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MBC '종합병원2'에서 사법고시 패스 후 의료소송전문변호사가 되기 위해 레지던트가 된 정하윤 역을 맡은 김정은도 프로페셔널한 의사로 거듭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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