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치면, 트럭으로 처음 운전을 배워서 그걸로 생계를 유지하고, 그러다가 나중에 렉스턴 같은 좋은 차를 샀다고 쳐요"
SBS '바람의 화원'의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 김조년 역의 류승룡은 한 인터뷰에서 연기를 운전에 비유하며 연극을 투박한 '트럭', 영화를 '좋은 자동차'라고 비유했다.
거친 트럭으로 운전 실력을 쌓은 뒤 부드럽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것처럼, 삶의 질곡을 담은 연극을 통해 연기력을 쌓고 화려한 스크린에서 끼를 마음껏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연극무대에서 오랫동안 갈고 닦은 실력으로 영화로 옮겨와 빛을 발하는 배우들이 있다. 인상깊은 연기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한 후 탄탄한 연기력으로 대중과 만난다. TV는 대중과 가장 폭넓게 접할 수 있는 매체다. 드라마까지 활동영역을 넓혀 대중적 인기를 얻으면서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올 한해 '연극→영화→TV드라마'의 계단을 차근차근 밟아 시청자들을 만난 배우는 류승용 장원영 윤제문 등이다.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 1986년부터 연극을 시작한 류승용은 동기인 정재영 황정민 보다 뒤늦게 빛을 봤다. 연극 '웰컴 투 동막골''택시 드리벌''어느 세일즈맨의 죽음' 등의 무대에 섰다. 퍼포먼스 '난타'로 얼굴을 널리 알렸다.
이후 영화 '아는 여자(2004)'로 스크린 데뷔, '박수칠 때 떠나라(2005)''거룩한 계보(2006)'로 장진 사단 배우에 합류했고, '천년학(2007)'에서 용택 역을 맡아 여주인공에게 한결같은 사랑을 바치는 지고지순한 연기를 펼쳤다.
영화 '황진이(2007)'에서 황진이를 취하기 위해 야심, 위선, 음모의 얼굴을 지닌 사또 희열 역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 캐릭터를 구축했다.
선이 굵은 인상에 묵직한 중저음 목소리를 지닌 남성적인 이미지를 이어 받아 SBS '바람의 화원'에서 야심가 김조년 역을 꿰찼다. 사업 수완이 뛰어나고 냉정하지만 정향의 마음을 얻기 위해 애쓰는 남자의 심리를 잘 표현해, 악역임에도 '매력남'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타짜'의 최대 수혜자 장원영(34)도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한 연극배우 출신이다.
'타짜'에서 조폭 2인자 계동춘 역으로 처음 드라마에 진출한 그는 이번 드라마로 단번에 떴다. 짝사랑하는 정마담(강성연 분)에게 면박 당하고 아귀(김갑수 분)에게 얻어터지고 영민(김민준 분)에게 목 졸리는 '개똥춘 굴욕 시리즈'가 만들어질 정도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현재 방영 중인 MBC '종합병원2'에서 법무팀 변호사 권대수 역으로 출연하고 있는 윤제문(38)도 같은 궤적을 밟고 있다. 그는 연극배우로 활동하며 2000년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받은 연기파다.
영화 '정글쥬스(2002)'로 스크린에 진출한 후 '너는 내 운명(2005)''로망스(2006)''비열한 거리(2006)''어깨너머의 연인(2007)''대한이 민국씨(2008)' 등 유명작에 꾸준히 출연해왔다.
올해 화제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서 삼국파의 조선인 부두목 병춘 역을 연기한 후 드라마로 발을 내딛고, 스마트한 변호사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순서를 성공적으로 밟아 인기 스타가 된 대표주자가 박철민(41).
올해 MBC '뉴하트' 다혈질 흉부외과 의국 치프 배대로,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밤무대 연주가 배용기 역으로 활약한 그는 이미 연극무대에서 잔뼈가 굵다.
1988년 노동연극 전문극단 '현장'에서 연극배우로 출발한 후 1991년 독립영화 '부활의 노래'로 영화계에 진출했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1995)''번지점프를 하다(2001)''취화선(2002)' 등 지금까지 36편의 영화에 꾸준히 출연했다.
영화 '목포는 항구다(2004)'에서 깡패 지망생 '가오리' 역할로 코믹 배우로서 독보적인 재능을 발휘했고, 영화 '화려한 휴가(2007)'에서는 비통한 시대적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인봉'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2004년 송혜교 류승범 조현재가 출연했던 SBS '햇빛 쏟아지다'를 통해 TV 드라마에 발을 들여놓았다. 두번째 출연 드라마인 KBS 1TV '불멸의 이순신'에서 김완 장군 역으로 2005년 연기대상 조연상을 수상했다. 이후 10여 편의 드라마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명품조연'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게 됐다.
'동종업계'지만 투잡도 모자라 쓰리잡까지 완벽하게 해내기란 쉽지 않은 일. 그는 "연극은 관객들을 직접 만나니 설레고, 영화는 작품에 진지하게 접근할 수 있고 TV는 파급력이 큰 게 매력"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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