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종영 '바람의 화원'이 남긴 3가지②

문완식 기자  |  2008.12.04 11:34
'바람의 화원'의 문근영과 박신양 <사진=SBS>

SBS 수목드라마 '바람의 화원'(극본 이은영ㆍ연출 장태유)이 4일 종영한다. 지난 9월 24일 첫 방송한 '바람의 화원'은 김홍도, 신윤복으로 대표되는 조선후기 풍속화를 소재로 한 '그림 드라마'라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갖게 했다.

일단 '그림' 면에서는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충분했다. '정조 어진'을 비롯해 수많은 그림들이 화면을 가득 채웠고 그림 그리는 과정 또한 화면을 통해 자세히 묘사, 시청자 입장에서 '좋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그러나 '드라마'면에서는 시청자를 확 끌만한 요소를 제공하지 못했고 이는 10%대 의 저조한 시청률로 나타났다. 하지만 시청률만으로 '실패했다'고 단정 짓기에는 '바람의 화원'이 남긴 것이 적지 않다.

#1 '배우 문근영'의 새로운 발견

문근영의 새로운 발견은 '바람의 화원'의 가장 큰 수확이다. 그간 '국민 여동생'으로 불리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문근영은 이 드라마를 통해 '국민 여동생'을 떼고 '배우 문근영'으로 거듭났다.

'바람의 화원'에서 주인공 신윤복 역을 맡았던 문근영은 극중 남장여자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냈다. '신윤복이 여자였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시작한 '바람의 화원'이지만 '문근영이 남자가 아닐까'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문근영은 드라마 초반 촬영 중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고도 채 회복되기도 전에 다시 촬영에 임해 '역시 문근영'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2 신윤복에 대한 재조명

'바람의 화원'은 '신윤복이 여자였다'는 극적 설정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는 그간 알려진 것과 다르게 비트는 셈이어서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를 두고 관련 학회에서 '역사왜곡'이라며 항의하는 일도 있었다. 드라마가 TV라는 매개체를 통해 제한 없이 전파된다는 점에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지만 오히려 이를 통해 그간 모르고 있던 '화가 신윤복'이 재조명 되는 계기가 됐다.

'바람의 화원'을 통해 '단원 김홍도'와 '해원 신윤복'이 그간의 시험을 위한 암기대상에서 벗어나 일상에서 친숙한 대상이 됐고 이에 더해 영화 '미인도'가 개봉되며 '신윤복'은 대중에 좀 더 가까워졌다,

#3 '예술가' 정조

정조라는 소재는 그간 드라마에서 익히 사용됐다. 최근에도 드라마 '이산'을 통해 정조의 치세가 다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바람의 화원'의 정조는 그간의 정조와 달랐다. '통치자 정조'가 아닌 '예술가' 정조의 모습이 극 전반을 통해 그려졌다.

'바람의 화원'에서 정조는 직접 그림을 그리고 예술가들을 사랑하고 예술을 장려하며 그가 왜 조선후기 '문화르네상스'를 이끌 수 있었는지 알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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