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희는 A+B형? "코너속 캐릭터는 다 내 모습"

최문정 기자  |  2008.12.09 12:06
개그맨 황현희 <사진제공=이엔티팩토리>

KBS 2TV '개그콘서트'의 '많이컸네 황회장' 코너 속 개그맨 황현희의 모습은 소심 A형 같다. 반면 같은 프로그램임에도 '황현희PD의 소비자 고발' 속 황현희의 모습은 욱하기도 잘 하고 고집도 센 B형 같다.

실제 만난 황현희는 무게가 느껴지는 사람이었다. '황회장'처럼 촐싹 맞아 보이지는 않지만 '황회장'과 같은 고집은 느껴졌다. '황현희PD'처럼 억지스럽지는 않지만 막무가내 논리도 그럴 듯하게 만드는 언변만은 여전했다.

그러나 황현희는 "'황회장'이 거의 실제 모습이"라며 "실제 생황 성향이 안 드러날 수가 없는 것 같다. 실제로도 유치하게 싸우기도 잘 한다"는 말로 첫인상을 깼다. 일전 '김 씨가 유명해, 황 씨가 더 유명해'라고 따지다가 '황비홍 몰라?'라고 했던 내용은 실제 경험담이라고 했다.

황현희는 "유행을 주도하는 것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라며 "개그맨은 철들고 세상의 때가 묻으면 하기 힘들다. 피터팬 같아야 한다. 10대와 공감대를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어쩐지 "퉤퉤퉤"를 외치는 모습이 자연스럽더라니 10대 후반을 넘어 초반까지 너무 내려간 것 아닌가 싶어진다.

"'황현희 PD'처럼 고집도 말발도 세서 말싸움해서 져본 적이 없다. 말도 안 되고 분명 져야할 상황에도 이겨본 적이 많다. 지기 싫어서 우겨대지만 그대로 뒤끝은 없다. 물론 상대방은 좀 있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먹어도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지 않는 모 시리얼, 아무리 먹어도 사나이를 울리지 못하는 모 라면, 바득바득 우겨대는 '황현희PD'의 모습이다. "개그는 공감대"라며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을 희화한 덕이겠지만 새삼 돌아보니 이름을 걸고 나선 탓인지 누구보다 황현희 자신의 모습이 짙게 묻어났다.

"A형 같은 '황회장'의 속성은 남자들 앞에서 많이 나오고 여자들 앞에서 B형 같은 '황현희PD'의 속성이 많이 나온다. 모든 게 다 내 모습이지만 기본은 젊음의 패기 아니겠나." 절대 '초딩'스러움은 아니라는 은근한 압박이다.

"내가 생각해도 욕심, 특히 일 욕심이 많다. 욕심이기도 하지만 이때 아니면 그렇게 못할 것 같다. 할 때 해야 하는 것 같다. 쓸 데 없는데 에너지를 소비하는 게 아니라 지금도 뭔가를 새로 배우고 알아가려 노력하는 단계니 뭘 해도 시간이 아깝지는 않다."

황현희는 "눈을 다친 것이 알려진 이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걱정해주셨다. 그런데 무엇보다 '황현희 눈 다친 것 누가 그랬을까?'라는 글과 '왜 이래 아마추어처럼 다치고'라는 글이 기억에 남는다"며 "늘 개그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사랑해주심에 감사할 따름이다. 그 관심과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황현희는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안주하지 않고 계속 도전할 것"이라며 "남들은 여가로 하는 것들이 우리는 일이니 얼마나 좋은가. 개그는 즐겨야 한다. 시청자들도 그저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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