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의 '치열했던 별'이 졌다. 배우 겸 연극 연출자 고 박광정(46). 고인은 재물과도 인기와도 쉽게 영합하지 않았고 배우의 길을 묵묵히 걸어오다 15일 밤 숨을 거뒀다.
고인은 지난 3월 폐암 말기 진단을 받고 투병 생활을 시작했다. 고인의 연기 열정은 죽음의 그림자도 꺾지 못했다. 투병생활과 극단 활동을 강행했다. 폐암 판정을 받고도 주위에까지 이 같은 사실을 쉬쉬하며 연기에의 열정을 굽히지 않았다. 항암 치료를 시작한 고인은 그 와중에도 연극 '서울노트'를 연출하며 회복의 의지를 다졌다.
지난 3월 고 박광정의 투병 사실이 조금씩 관계자들 사이에서 알려졌을 당시 고인은 스타뉴스와 짧은 전화통화에서 "지금 공연장으로 이동하는 중이다. 건강하니 큰 걱정 말라"는 말로 연기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고인의 측근에 따르면 고 박광정은 당시 행여 투병중인 사실이 알려지면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낳을 것이고, 이는 연기 활동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투병중인 사실조차 최측근을 제외한 사람들에게 비밀로 했던 정말 지독한 '배우'였다.
그러나 결국 회복하지 못하고 약 9개월 만에 숨을 거뒀다. 지난 2월 방영된 MBC 드라마 '뉴하트'가 그의 마지막 출연작으로 남았다.
고 박광정의 미니홈피에는 지난 9월 고인이 남긴 "고맙습니다, 건강하시길"이라는 문구가 마지막 인사처럼 남아 보는 이들을 다시 한 번 눈물짓게 했다. 고인이 세상을 떠난 지금, 팬들 역시 "당신은 우리의 가슴속에 살아 있는 배우"라고 추억하고 있다.
지난 2005년 6월 24일. 고인은 자신의 미니홈피에 '할리우드 무명 배우들의 삶'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개했다. 무명 배우의 어려운 현실을 밝힌 그 기사 아래는 "미국이라고 다르지 않겠지요. 견뎌내는 것이 힘들겠지요. 그래도 견뎌내야 하는 일"이라는 고인의 의미심장한 발언 역시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눈물짓게 하고 있다.
유가족과 배우 오달수와 정석용 등 동료 배우들은 서울대학교 장례식장에 차려진 그의 빈소를 지키고 있다. 15일 밤 전해진 갑작스런 비보에 입던 옷차림으로 빈소로 달려나와 눈물을 흘리는 동료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특히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콘트라베이스 주자 박혁권 역을 맡았던 정석용은 멍한 표정으로 연신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 보는 이들을 더욱 가슴 아프게 했다. 정석용은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던 시절부터 박광정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故 박광정은 15일 오후 10시께 폐암으로 사망, 이날 오후 11시 서울대학교 병원 영안실 제 1호실에 빈소가 마련됐다. 발인은 17일 오전 10시이며, 화장은 성남 영생관리사업소에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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