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부터 선행까지..가수 팬덤, 어떻게 진화했나

이수현 기자  |  2008.12.17 16:42
고무장갑 응원을 선보이는 카라 팬들 <사진출처=SBS '인기가요' 캡처>


1990년대 오빠부대가 팬덤이란 이름으로 진화하기까지 가요계도 수만 가지 굴곡을 겪었지만 팬들 역시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들과 그 굴곡을 함께 해왔다.

생사고락의 현장을 함께 한 팬들과 가수들의 유대는 유별날 것이고 특히 팬들의 충성도는 해가 갈수록 더해져 이제 팬덤은 하나의 사회 현상의 주체로까지 자라났다. 그렇다면 지금의 팬덤은 어떻게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를 응원하고 있을까.

공연장, 공개방송 무대 등을 쫓아다니며 좋아하는 연예인을 응원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응원방법이다. 여기에 최근의 팬덤은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이름으로 선행을 베풀거나 방송사 등 거대 단체의 부당함에 반대 운동을 펼치는 등 한 발 더 나아간 응원법을 선보이고 있다.

가수 팬의 기본은 공연장 응원

지난 14일 SBS '인기가요'에는 핑크빛 고무장갑을 끼고 열정적인 응원을 보낸 카라 팬들이 눈에 띄었다. 최근 새 음반을 발매하고 타이틀곡 '프리티걸'로 활발히 활동 중인 카라를 응원하기 위해 팬들이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한 것이다.

카라 측 관계자는 "팬클럽 회원 중 일부가 먼저 제안한 것"이라며 "카라가 팬들의 고무장갑 응원에 힘을 많이 얻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카라의 한승연은 자신의 팬 카페에 글을 남겨 고무장갑 응원을 선보인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비단 카라처럼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는 팬들이 아니더라도 수많은 가수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들의 공연장을 찾아 환호와 함성으로 힘을 더해준다. 최근 미국에 진출한 보아는 지난 10일 미국 MTV 이기 사이트 내 블로그에 글을 남겨 "미국 첫 공연 때 팬 여러분들이 '잇 유 업'을 따라 불러주시는 것을 보고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렇게 자신의 노래를 사랑해주는 팬들이 있기에 가수들은 좀 더 무대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음악을 전할 수 있다.

가수 비(왼쪽)와 서태지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우리 오빠는 우리가 지킨다

지난 11월 12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SBS '물환경대상' 행사 중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가수 비가 공연 도중 노래가 끊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비의 팬들은 SBS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항의했고 제작진은 다음날 홈페이지에 공개 사과문을 게시해 비와 팬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에 앞서 가수 서태지의 팬들은 지난 7월 말 서태지가 8집 첫 싱글 '모아이'로 컴백한 뒤 케이블채널 Mnet의 '엠카운트다운' 순위에서 유료문자 투표집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서태지 팬들은 공연장과 온라인 상에서의 홍보 운동 등을 통해 지난 11월11일 중복 투표에 대한 고지 불분명 및 프로그램 시정조치 실행계획, 환불업무진행 등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받아냈다.

이렇듯 가요팬들은 지금까지는 방송사의 부당한 대우에 대해 소극적이던 태도에서 벗어나 단체 행동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이에 대한 개선을 약속받는 등 고무적인 반응을 얻어내고 있다.

시아준수(왼쪽)와 '쌍추커플' 황보-김현중

우리의 선행은 오빠의 얼굴

지난 15일 동방신기의 시아준수 팬들이 시아준수의 생일을 맞아 청각장애 어린이에게 수술비를 지원했다. 시아준수의 한 팬카페는 청각장애 후원단체인 '사랑의 달팽이' 측에 800만 원을 후원했고 이로서 한 여자 아이가 인공와우 수술을 받게 됐다.

팬카페 측은 "가수의 팬으로서 소리를 듣지 못하는 이들에게 소리를 되찾게 해주는 것이야말로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로서 진정한 남을 돕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또한 "1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선천성 장애를 앓고 있는 아이들의 소리를 찾게 해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시아준수의 생일을 맞아 시아준수의 이름으로 아름다운 기부 릴레이에 동참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지난 11월 28일에는 유니세프 측이 디시인사이드 '우결' 갤러리에 감사문을 올리면서 '쌍추커플' 김현중-황보 팬들의 선행이 알려졌다. 유니세프 관계자는 감사문을 통해 "11월 26일 시작된 쌍추네의 유니세프 기부는 28일까지 620여 명의 참여로 모금된 기금만도 1000만 원이 넘어섰다"고 밝혔다.

유니세프 측은 이어 "팬들의 성금이 각종 불우어린이 돕기에 쓰일 예정"이라며 "얼어붙은 경기로 인해 나눔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멀어지고 있는 요즘, 대중에게 선한 영향을 미치는 연예인들과 또 그들에 대한 사랑을 더 넓게 확대해 실천해 주신 팬들의 힘에 무한한 감동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 같은 사례가 입증하듯 여러 가수 팬들은 이제 단순한 가수 개인에 대한 응원을 넘어서 가수의 이미지까지 고려해 선행을 베푸는 등 폭넓은 방법으로 진화한 팬덤 문화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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