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이효리, 첫 단독공연 성공의 의미는?

길혜성 기자  |  2008.12.23 11:02
↑이효리 <사진제공=엠넷미디어>


가수 이효리가 지난 주말, 데뷔 10년 만의 첫 단독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쳤다.

이효리는 지난 19, 20일 이틀 간 총 2회에 걸쳐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단독 공연을 가졌다. 이미 매진 사례를 이뤘던 이번 콘서트에는 총 1만 6000여 관객이 함께 했다. 이에 이효리는 화려한 의상과 댄스로 무장하고 무려 30여 곡을 약 3시간 동안 팬들에 선사하는 것으로, 그들의 관심에 화답했다.

감기몸살에 걸린 상태였다. 둘째 날 공연을 갖기 직전까지도 병원에 가야했다. 하지만 이번 공연의 의미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이효리였기에, '10년 가수 내공'을 모두 쏟아 부었다. 그리고 팬들은 열렬한 환호로써 그녀의 노력에 화답했다.

이효리 첫 단독 콘서트의 성공은 자신을 넘어 가요계 전체에서 갖는 의미도 크다.

이효리는 첫 단독 콘서트를 통해 걸그룹 출신 솔로 가수도 가요 프로그램이나 예능 프로그램 출연 등 방송이 아닌 가수의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콘서트로써 팬들과 호흡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걸그룹들은 90년대 중후반부터 국내 가요계에서 무시 못 할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바로 이효리가 속해 있는 핑클 및 S.E.S, 베이비복스, 쥬얼리, 슈가 등이 있었다. 최근에도 원더걸스, 소녀시대, 브라운아이드걸스, 카라 등 인기 걸그룹 등이 속속 등장했다.

하지만 수많은 걸그룹 출신 가수들 중 이효리 이전에 단독 콘서트를 가진 것은 S.E.S의 리더 바다가 유일할 정로도, 그 간 걸그룹 멤버들의 공연은 쉽게 볼 수 없었다. 이 같은 현상이 야기된 데는, 걸그룹 출신 스타들이 연기자 등으로 활동 분야를 넓힌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이런 상황에서 걸그룹으로도 최고의 인기를 누렸고 솔로 가수로도 가요계 정상에 섰던 이효리가 첫 단독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친 점은, 현재 맹활약 중인 여러 걸그룹 멤버들에도 자신 역시 10년 뒤 공연으로 팬들과 만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을 심어 줬다는 측면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할 수 있다.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된 여가수, 그것도 댄스 가수도 콘서트로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갈수록 가수 데뷔 나이가 어려지고, 여기에 걸그룹이 가요계의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국내 가요계에서 '서른'은 사실상 댄스 여가수들의 마지노선 나이로 여겨졌다. 서른을 넘은 엄정화가 올 여름 댄스곡 '디스코'를 들고 가요계에 복귀했을 때 많은 이들이 반겼던 것도, 그녀의 무대에 대한 열정를 높이 샀기 때문이다.

올 해 서른인 이효리는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예 3시간의 넘는 단독 무대를 꾸몄다. 그리고 이 단독 공연은 처음부터 끝까지 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이끌어 냈다. 나이에 상관없이 인지도가 있고 공연 내용만 좋으면, 댄스를 주무기로 하는 여가수도 콘서트를 성황리에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이효리가 증명한 셈이다.

여기에는 '유고걸', '텐미니트', '헤이 미스터빅' ,'헤이 걸 ' 등 히트곡이 많아 충분한 '들을 거리'를 제공하고, 연예계의 대표 트렌드세터답게 다채로운 의상도 선보이는 등 '볼 거리' 역시 다수 선사한 점도 직접적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렇듯 이효리의 첫 단독 콘서트는 여러 방면에서 가요계에 긍정적 효과를 끼쳤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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