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기축년(己丑年) 소의 해가 밝았다. 소는 한국 영화에서 개만큼 가장 많이 등장하는 동물이다. 큰 눈망울은 우직함과 동시에 슬픔을 간직한 눈빛으로 기억됐다.
소가 감동을 준 대표적인 영화는 '식객'이다. '식객'은 영화 초반 화려한 음식의 향연을 보이며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대령숙수의 적통을 찾는 요리대회에서 성찬(김강우 분)과 봉주(임원희 분)의 긴장이 최고조에 이를 때, 소는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최고의 쇠고기를 찾아야하지만 마땅한 소가 없었던 것이다. 이에 성찬은 친동생 같던 기르던 소를 희생한다. 소가 성찬을 바라보며 도축장으로 들어가는 장면에서 관객들은 울 수밖에 없었다.
'미인도'에서는 소가 신윤복(김민선 분)과 강무(김남길 분)을 잇는 매개체다. 윤복과 강무는 서로에 대한 애정이 있지만 특별히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강무는 윤복 덕분에 목숨을 구한 값으로 씨름 대회에서 우승해 소를 주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저녁에 돌아온 윤복은 소를 보고 한 걸음에 강무에게 달려간다.
영화에서 소는 어린이들의 좋은 친구다. 시골 풍경에서 빠지지 않는 게 소다. '집으로'에서 시골에 처음 방문한 개구쟁이 상우(유순호 분)는 외할머니를 괴롭히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중 성난 소에게 쫓기면서 마을 친구들과 어울리게 된다. 이후에는 소를 함께 몰면서 친구들과 우정을 쌓는다. 소의 순함과 듬직함이 어린이들에게 큰 힘이 된 것이다.
소는 영화에서 힘의 상징으로도 나타났다. '바람의 파이터'에서 최배달(양동근 분)은 두 주목으로 일본을 평정한다. 더 이상 일본에서 적수가 없자 그는 맨손으로 황소와 대결한다. 영화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이 장면은 최배달의 강한 패기를 느낄 수 있는 신이다. 실제로 최배달은 50마리의 황소와 대결해 소뿔을 꺾었다고 한다.
'강철중: 공공의 적1-1'에서 소 도축장은 사람이 살해되는 배경이 되는 곳이다. 극중 거성그룹 이원술(정재영 분)은 배신했다고 생각한 사람을 도축장에서 살해한다. 또 '공공의 적'에서 칼잡이로 등장해 웃음을 줬던 용만(유해진 분)도 정육점 주인으로 분해 재미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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