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은 추석 연휴와 더불어 극장가 최고 대목 가운데 하나. 때문에 가족과 연인을 노린 한국영화 기대작들이 대거 개봉, 대박을 노리곤 한다. '왕의 남자' 1000만 돌파, '투사부일체' 600만 돌파가 모두 설 연휴를 끼고 이뤄진 일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예년보다 빠른 설 탓일까? 설 연휴가 낀 1월 개봉 예정 한국 영화는 단 한 편. 정준호 정웅인 정운택 김상중이 출연하는 '유감스러운 도시'다. 조폭 조직에 잠입한 경찰, 경찰에 잠입한 조폭 등이 '무간도'를 연상시키지만 출연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코미디 영화. 설을 앞둔 22일 개봉한다.
급감한 한국영화의 빈 자리는 12월 개봉한 흥행작들과 외화들이 메울 예정이다. 거침없는 기세로 500만 관객을 돌파한 차태현 박보영의 '과속 스캔들', 조인성 주진모 송지효가 출연한 고려 왕실 치정극 '쌍화점'이 그 주인공. 현재의 추세라면 설 연휴까지 관객몰이가 이어질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톰 크루즈가 출연하는 '작전명 발키리', 안젤리나 졸리의 '체인질링', 양조위 등 아시아 스타들이 출연하는 '적벽대전2:최후의 결전' 등이 줄줄이 개봉한다. 이밖에 '트랜스포터-라스트 미션', '마다가스카2' 등이 설을 앞두고 개봉해 관객 맞이에 나선다.
설 한국영화 기대작이 급감한 것은 관객 감소와 투자 위축으로 얼어붙은 한국영화 제작 상황과도 맥을 같이한다. 설 연휴를 노리고 일찌감치 제작에 돌입한 영화가 그만큼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마린보이', '작전', '핸드폰', '7급 공무원' 한국영화 기대작들이 설이 끝난 2월 무더기로 개봉하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2월 개봉해 롱런하며 600만 관객을 돌파했던 '추격자'의 뒤를 이어 비수기로 불렸던 2월을 노린다는 의미도 있다. 그러나 네 영화가 2월에 격돌하는 건 다분히 우연이라는 설명이다.
2월 개봉을 앞둔 한 영화의 관계자는 "기획 단계부터 2월 개봉작이 이렇게 몰릴 줄은 몰랐다. 빈 1월로 가 설을 노리고 싶은 마음이 왜 없겠나. 하지만 후반작업 등 제작 일정을 감안하면 개봉 시점을 앞당길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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