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종합병원'이 15일 종영했다. 14년만에 돌아온 공중파 첫 시즌드라마로서, 이재룡 오욱철 조경환 심양홍 김소이 등 원년 멤버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의미깊은 작품으로서, '종합병원2'에 대한 기대는 기획 단계부터 매우 높았다.
뚜껑을 연 '종합병원2'는 향수를 자극하는 익숙한 코드와 다른 드라마와의 차별성을 의식한 새로운 소재가 어우러진 작품이었다.
1부 연장한 17부 내내 '휴머니즘'이라는 '종합병원' 시리즈 본연의 주제가 반복해서 등장했고, 익숙한 병원 내 러브 스토리도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의료소송'과 '의사의 양심'이라는 소재를 새롭게 끌어들여 색다른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고자 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의료전문 변호사가 되기 위해 사법고시를 패스한 뒤 의대를 졸업하고 레지던트로 들어온 주인공 정하윤이었다. 김정은이 맡은 이 메디컬 드라마 최초의 캐릭터는 의사의 입장과 환자의 입장을 모두 아우르겠다는 작가와 제작진의 야심을 반영하고 있었다.
병원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억울한 환자들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정하윤은 그간 메디컬 드라마와는 다른 종류의 휴머니즘을 예고했다. 생명의 소중함, 의사의 헌신이라는 익숙한 주제에 더해 치료의 결과에 대한 시시비비, 대립을 넘어선 화해가 자연스럽게 다뤄졌다. 이는 14년을 지나 변화된 병원의 모습을 보여줄 기회이기도 했다.
환자와 의사 사이의 심리적 유대를 뜻하는 용어 '라뽀'가 반복적으로 등장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이는 실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라뽀'가 좋은 의사 최진상(차태현 분)을 통해 드러났다.
그러나 의료 소송과 '라뽀'를 조화시키겠다는 야심은 아쉬움을 낳았다. 의사와 환자 사이 극명한 대립이 펼쳐지는 의료 소송을 다루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케이스와 치밀한 자료 조사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한가지 사건에 집중하는 대신 매 회 다른 사건이 통일성 없이 벌어지면서 심도가 떨어졌다.
이는 과거 주말 드라마로 1주일에 1회씩 긴 호흡으로 방송된 '종합병원'과 미니시리즈인 '종합병원'의 형식상 차이에서 오는 결과이기도 했다. 원작의 경우 매주 새 사건이 등장해 국면이 전환되는 가운데 러브스토리 같은 긴 호흡의 이야기가 조금씩 발전할 수 있었지만, 미니시리즈 '종합병원2'는 다소 산만하다는 느낌을 줬다. 의료소송이나 장기이식 등 간단히 다루기 힘든 신선한 소재가 기대를 모았던 만큼 야심에 걸맞는 깊이가 더욱 아쉬웠다.
이 가운데 전통적인 메디컬 드라마 속 러브 스토리가 주목받았다는 점은 생각해 볼 대목이다. 원작 '종합병원' 드라마에서도 인기가 높았던 독사 박재훈(오욱철 분)과 마상미(김소이 분) 커플, 말기 암까지 이겨낸 김도훈(이재룡 분)과 송혜수(도지원 분), 엘리트 커플 정하윤과 백현우(류진 분)이 그들이다. 14년의 시간을 두고 메디컬 드라마가 변화하고 진화하는 가운데서도 애틋한 사랑이야기는 변함없이 시청자의 감성을 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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