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에는 거울, 한 손에는 카메라를 든 채 셀카에 골몰할 것만 같다. 신나는 음악을 즐겨들으며 클럽도 즐겨 찾을 것 같다. 배우 한예인에 대한 선입견이다.
꾸벅, 고개 숙여 인사하는 한예인이 눈에 들어왔다. 인터뷰를 위해 잘 차려입은 모습, 특히 강렬한 인상을 주는 눈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선입견이 그대로 이어져 첫 인상이 돼 버렸다. 말 한 마디라도 허투루하면 "왜요?"라며 당돌하게 되묻고 나서진 않을까 슬그머니 걱정도 된다.
그러나 입을 연 한예인은 느릿할 만큼 차분한 말투와 조용한 목소리로 첫 인상을 확 깼다.
"주변 친구들에게도 첫 인상이 새침하고 여우같다는 소리 많이 들었어요. 눈 때문에 그런 듯해요. 학창시절엔 그냥 쳐다만 봐도 왜 째려보냐는 소리를 듣기도 했거든요."
곧게 응시하는 강한 시선이 살짝 흔들린다. 새침한 공주에 자기 할 말은 다하고 말 것 같은 외모를 하고는 "아직까지는 드라마를 통해 또래 친구들을 만나도 마음 열고 친해지지는 못 한다"며 "'커피프린스' 때도 또래는 많았지만 따로 연락하거나 밥을 먹거나 하지는 못했다. 드라마 쫑파티 때 다 모여서 친해지지 못해 아쉽다는 소리를 서로 하기도 했다"고 말하니 긴장이 확 풀리며 안타까운 마음까지 들었다.
"워낙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에요. 애교도 부리고 먼저 사근사근하게 말도 붙여야 하는데 세상에서 그게 제일 어려워요. 현장에서도 막내 역할을 잘 못해요. 사람 많은 데나 시끄러운 데를 싫어해서 밖으로 잘 놀러 다니지도 않는 편이예요. 스케줄이 없을 땐 거의 집에서 미국 드라마를 보거나 해요."
인터넷에 검색만 하면 줄줄이 나오는 '뽀샤시한' 사진들을 떠올리자니 이미지 메이킹인가 순간 엇나가게 된다. 장난처럼 셀카의 비법을 살짝 물어봐야지라는 생각까지 했는데 내성적인 성격이라니 이건 무슨 상황인가 싶다.
그런 그녀가 2009년 난제이자 기회를 만났다. KBS 2TV 차기 수목극 '미워도 다시 한 번'에 출연하게 된 것이다. 그것도 극중 이정훈(박상원 분)과 은혜정(전인화 분)의 숨겨진 딸 은수진 역이다. 연기력으로는 이미 입증을 받고도 남은 배우들과 함께 연기하게 됐다.
"극중 엄마(전인화), 아빠(박상원)와 최명길 선생님과 주로 연기를 함께 해요. 긴장이 많이 되는 게 사실이예요. 아직은 한 번씩 밖에 촬영을 안 해봤지만 아빠는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다른 선생님들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큰 배움이 되는 상황이에요."
한예인은 극중 대스타의 딸인 동시에 아빠는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복잡한 집안 환경 속에 놓이게 됐다. 친구 같은 둘도 없이 소중한 엄마를 위해 아빠를 압박하는 역할이다. 때문에 악역으로 비춰질 수 있는 가능성이 크지만 대사는 강해도 "그래도 내 아빤데"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비춰낼 수 있어야 한다.
"대사 한 마디도 툭툭 던질 수 없어요. 많이 부담되고 어려운 캐릭터라 어떻게 소화할까 고민도 많이 되요. 고등학생도 아닌 대학생 역,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해서, 원래 그렇게 대본을 많이 보는 스타일은 아닌데 요즘엔 어느 때 보다 대본도 많이 보고 인물 간 관계랄까, 캐릭터 연구도 많이 해요."
오랜만의 복귀작이었던 MBC '커피프린스 1호점', 그 유명도를 딛고 다시 도전하는 '미워도 다시 한 번', 그러나 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 번'이 여러 차례 위기를 맞이하는 것을 지켜보며 한예인은 안하겠다시피 거의 포기 상태로 있었다고 했다. 그런 드라마가 미니시리즈로 바뀌고 극중 비중도 한 층 커져 부담도 기대도 크다는 것이다.
한예인은 요즘 조용히 혼자 놀기를 좋아한다던 요즘 세대 같지 만은 않은 본 모습을 버리고 톡톡 튀는 신세대 캐릭터의 전형인 극 속 인물 은수진으로의 변화로에 있다. 한예인은 "하루하루 후회없이 살자가 좌우명"이라며 "이번 작품을 통해 깊이 있고 성숙되고,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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