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화와 최명길, 두 연기파 여배우가 안방극장을 찾는다. 이들은 다음 달 4일 시작하는 KBS2 수목드라마 '미워도 다시한번'에서 호흡을 맞춘다.
흥미로운 점은 대한민국 중년 여배우를 대표하는 이들이 이번 드라마에서 각각 연기변신을 꾀한다는 것. 평소 이미지를 과감히 탈피, 새로운 모습으로 팬들을 찾아온다.
특히 이들의 이번 연기변신은 그동안 보여줬던 서로의 캐릭터로 바꾼 셈이라 그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왕과 나', '여인천하' 등 사극에서만 볼 수 있었던 전인화는 11년 만에 현대극 출연이다. 그는 이번 작품을 놓고 스스로 "이렇게 파격적인 역할을 할지 몰랐다"고 할 정도로 그동안 갖고 있던 정갈한 이미지를 버렸다.
전인화가 이 드라마에서 맡은 역은 아역스타 출신 영화배우 은혜정. 첫사랑이었던 이정훈(박상원 분)을 사이에 두고 그의 부인 한명인(최명길 분)과 애증의 삼각관계를 펼친다. 그동안 단아하고 기품 있는 고전적 이미지를 보였던 그는 정열적이고 거침없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극중 톱스타라는 설정에 맞게 화려한 화장과 의상으로 팜므파탈 연기를 선보인다.
최명길의 변신도 눈길을 끈다. 최명길은 이 드라마에서 성공한 여성 CEO로 나온다. 그가 맡은 '한명인'이라는 캐릭터는 첫사랑을 사고로 잃은 후 그의 아이를 임신한 채 아버지가 원하는 상대와 정략 결혼하는 인물이다.
이들 중견 연기자의 변신은 위험부담을 안고 있기도 하다. 자칫하면 기존에 쌓아놓은 이미지까지 깎아먹으며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과감한 도전은 연기 확장의 시금석이 되기도 한다.
앞서 KBS1 드라마 '서울 1945'에서 소유진과 한은정, SBS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에서 김희애와 배종옥은 이러한 '배역 스와핑'이 성공한 케이스다. 발랄하고 서민적 이미지의 소유진은 귀족 아가씨로, 섹시한 도시미녀로 꼽히던 한은정은 하녀로 분했다. 우려와는 달리 드라마는 호평받았다.
또 깔끔한 현모양처형인 김희애는 친구의 남편을 유혹하는 팜므파탈, 똑부러진 독신녀형인 배종옥은 남편에게 헌신적인 가정주부로 각각 변모해 더할 나위없는 연기대결을 펼쳤다.
한편 '미워도 다시한번'의 연출자인 김종창 PD도 전인화와 최명길의 연기변신을 염두에 두고 이번 배역을 맡겼다는 입장이다.
김 PD는 "그동안 정갈한 느낌의 연기를 선보인 전인화씨가 180도 다른 연기를 보여주면 어떨까하고 의도적으로 그런 캐릭터를 만들었다"며 "최명길씨도 그동안 이미지와 사뭇 다른데, 실제로 이들 배우가 서로 배역을 바꾼다 해도 드라마 전개상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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