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방미인' 조재현, 좋은 아빠에 좋은 아들인 이유

[이수연의 클릭!방송계]

이수연   |  2009.02.05 13:17
조재현 ⓒ송희진 기자 songhj@


‘엄친아’. 요즘에 이 말이 꽤 자주 쓰인다. 뭐, 다들 알다시피 ‘엄마 친구 아들’을 줄인 말로, 엄마가 늘 비교하는 친구 아들은 ‘공부도 잘해, 운동도 잘해, 노래도 잘해, 효도도 잘해.’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잘났다는 얘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엄친아’는 여러 방면에 재능이 있다는 뜻인 ‘팔방미인’으로 바꾸어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혹자는 ‘팔방미인’일수록 한 가지 일에 탁월하지 못하다거나, 일본에선 그 뜻이 좋지 않은 뜻으로 쓰인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뭐, 어찌됐든 ‘팔방미인’이 아닌 것보단 ‘팔방미인’이란 소리를 듣는 게 기분 좋은 건 사실이다. 갑자기 ‘팔방미인’ 타령을 하는 건, 그렇다, 오늘 ‘팔방미인’인 사람이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아, ‘미인’이라고 해서, 여자냐고? 아니다. 남자다. 바로 배우 조재현이다.

그를 가만히 생각해보시라. 연기면 연기,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재치있는 말솜씨면 말솜씨, 뭐 하나 빠지는 거 없이 만능이지 않은가. 좀 더 구체적으로 보자. 연기도 한 분야로 제한 된 것이 아니라, 스크린 속 영화로, 텔레비전 속 드라마로, 무대 위 연극으로 펼쳐져서 모두 열정적이지 않나 이 말이다. 게다가 이번엔 경기도 영상위원장까지 임명됐으니... 그의 다재다능한 재능이 쭉쭉 뻗어나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살짝 전해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그는 가정에서도 ‘팔방미인’, 좋은 아빠란 사실이었다. 그 중에서 아들 얘기를 전할까 한다. 아마도 그의 아들이 쇼트트랙 선수인 걸 아시는 분들도 꽤 계실텐데, 예전 아들의 경기장을 찾아서 있었던 이야기이다.

그가 관중석에 들어서는 순간 주변에서 ‘어머, 조재현이다. 조재현.’ ‘아들 보러 왔나봐...’ 등등으로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드디어 경기가 시작됐는데... 이게 웬일인가. 아들이 선두와 한 바퀴 차이가 나며 뒤처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런데, 점점 더 차이가 나더니 두 바퀴가 차이나며 뒤처지는 게 아닌가. 그래서 결국 퇴장을 당했단다. 이유는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날 경우 다른 선수들에게 방해가 되기 때문이라고.

그런데 더 속상한 건 아이스링크 밖으로 나가는 것도 방해가 되기 때문에 경기가 끝날 때까지 가운데 서 있어야만 했다는 것이다. 아들은 괴로워서 고개를 푹~ 숙이고 가운데 서 있고, 이를 지켜보는 조재현도 눈물이 핑 돌면서 너무 속상했다. 여기에 주변 관중들이 ‘어머~ 조재현 아들 퇴장당했어.’라며 수군거리니 더욱 더 마음이 아팠다. 결국 경기가 끝났고, 그는 아들의 어깨를 끌어안고 ‘괜찮다’며 위로해주는데, 그 순간 자신의 아버지가 떠올랐다고 한다. 그가 자기 아들을 지켜보는 것처럼 언제나 자신을 지켜보는 자신의 아버지의 마음이 이해되면서 말이다.

얼마 전 영화 ‘마린보이’ 개봉을 앞두고 있는 그에게 아버지가 전화를 걸어서 ‘너가 마린보이냐?’라고 물었고, ‘전 나이가 많아서 마린보이는 못해요. 다른 역할이예요’란 대답에 아버지가 ‘최민식은 올드보이를 하는데, 너는 왜 마린보이를 못하냐?’고 했단 기사가 났다.

이렇게 아버지에겐 아들 조재현은 늘 자신의 손으로 키우던 어린 아들이란다. 예전에 원빈이 CF를 찍었을 땐,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그 사람 너지?’라고 물으셨다고 한다. 아버지에겐 아들이 꼭 원빈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 번은 아버지가 그가 출연했던 영화 중에 흥행에 실패한 어떤 영화를 보러가셨다. 그리곤 전화가 와서, ‘얘... 사람이 별로 없더라.’라고 말씀하시곤 혹시 아들이 실망할까봐 ‘그건 내가 너무 아침 일찍 조조 영화를 봐서야. 아침엔 극장에 사람이 없잖니.’라며 다급하게 수습하시며 위로하시더란다.

이 때 자신을 위로해줬던 아버지의 마음이 아들이 퇴장당했을 때 아들을 바라보던 자신의 마음과 같지 않았을까 싶었단다. 눈물이 그렁한 모습으로 이런 이야기를 고백하는 그를 떠올려보시라. 좋은 아빠이면서 좋은 아들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낼 모레면 영화 ‘마린보이’가 개봉을 하는데, 좋은 흥행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 혹시 오해하지 마시라. 결코 이 영화와 개인적으로 아무런 상관관계도 없으며, 절대 홍보를 하려는 게 아니다. 다만 ‘최민식은 올드보이 했으니, 넌 마린보이하면 어떠냐?’고 말씀하셨던 그의 아버지가 ‘아침 조조 영화라 사람이 없는 거 같았어’란 짠한 핑계를 더 이상 말씀하시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한 말이니까.
<이수연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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