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량한 연예기자들..현장의 두 목소리 '공감'

김태은 기자  |  2009.02.12 19:20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이 없음

"방송비평은 없고 홍보만 넘친다."

한국방송작가협회의 월간 '방송작가' 2월호를 통해 오마이뉴스 조은미 기자가 작금 연예 저널리즘의 정곡을 찔렀다. 그는 이 잡지의 '방송, 비평을 찾아 헤매다' 특집에 '방송 잠수함엔 토끼가 필요하다'는 글을 실었다.

조 기자는 "지금 넘치는 것이 전날 TV 내용 아니면, 방송국이나 드라마 제작사, 매니지먼트 홍보담당자가 보내준 이후 있을 방송내용을 실은 연예기사"라며 "아무개 스타가 무슨 드라마에서 연기를 잘해 인기가 폭발한다는 홍보성 보도자료를 검증없이 퍼오는 것이 태반"이라고 지적했다.

'막장' 드라마가 횡행하는 이유로 방송비평의 부재를 손꼽았다. "만약 영향령 있는 매체가 신뢰와 공감이 가는 방송비평을 정기적으로 싣고, 차차 그 비평이 영향력을 얻어간다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정치를 견제하는 게 언론이듯이 방송을 견제하는 것도 언론"이라며 "비평이 있어야 발전도 있고, 문제를 아는 말이 제대로 달린다. 그런 비평을 보고 싶고, 쓰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제작사나 매니지먼트가 전화해 얼른 그 기사 내리라고 난리 치는 사태 좀 겪지 않고"라며 씁쓸한 실태를 인정하기도 했다.

앞서 신동립 뉴시스 문화부장은 '공생 혹은 기생‥연예스타와 기자'라는 칼럼에서 이같은 현상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연예인은 왕이다. 매니지먼트사와 홍보대행업체 임직원 일동 그리고 뉴스판매업소 종업원들을 문무백관, 궁녀로 거느린 채 오늘도 시혜한다. 제왕의 한 마디는 홍보업자와 기자를 거치면서 윤색, 왜곡된다. 팬에게 간접정보만 전달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연예인이 윤허하지 않은 사실을 겁도 없이 취재해 알린 다음 특종이라며 고무돼도 안 된다. '누구 허락을 받았는고'라는 질책이 즉각 하달된다. '당장 (기사를) 내려라'는 엄명을 동반한다. 언론사와 포털사이트는 개인 블로그나 자사 홈페이지와 동격"이라고 비꼬았다.

"연예인은 사진 촬영할 기회도 준다. 오라길래 가서 찍는다. 그런데 사진 속 얼굴과 몸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다음 단계는 교체 지시다", "스타가 인터뷰에 응해준다는 것은 하해와 같은 은총이다. 실수로 혹은 무지해서 '바담 풍'이라고 하면, 그대로 '바담 풍'으로 옮겨 적는다"는 그의 묘사는 곧 현시점 연예기자의 자화상일 수도 있다.

신 부장은 "안 그래도 던져주려 했는데 제발 달라고 물고 매달리는 홍보 마인드 투철한 기자군이 자초한 초상이다. 보도와 홍보, 광고대행 개념이 하나가 됐다. 부유한 매니저의 안색을 살피며 머리를 쓰다듬어달라는 기자가 줄을 서 있다"고 개탄했다.

이러한 상황의 피해자는 독자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보도만 믿고 판을 사거나 영화관을 찾았다가 '또 속았다'며 한숨 짓는 남녀가 허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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