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순이 딸처럼 생각한 김수환 추기경"

정현수 기자  |  2009.02.17 15:06

민주화의 물결로 넘쳐나던 1987년 6월. 명동성당은 수 백명의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는 상황으로 치닫는다. 이 때 김수환 추기경이 경찰들 앞으로 나선다.

"경찰이 들어오면 맨 앞에 내가 있을 것이고, 그 뒤에 신부들, 그 뒤에 수녀들이 있을 것이오. 학생들은 그 뒤에 있을 것이오. 들어오려거든 나부터 밟고 가시오"

이처럼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김 추기경은 민주화의 산증인으로 각인돼 있다. 하지만 김 추기경을 곁에서 보좌한 사람들에게는 '따뜻하고 정 많은'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가톨릭 서울대교구 최성우 신부가 공개한 일화도 이와 다르지 않다.

◆ 김 추기경이 딸처럼 생각한 가수 인순이

최 신부에 따르면, 김 추기경은 유독 연예인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했다고 한다. 1998년 당시 가수 조용필과 조영남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가수 인순이만은 예외였다.

최 신부는 "(김 추기경은) 가장 인기 있는 예쁜 여배우는 기억하지 못하셔도 인순이씨가 살아 왔던 삶의 아픔에 대해서만큼은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계셨다"고 회상했다.

김 추기경과의 인연으로 인순이는 김 추기경에게 명절 인사를 하러 갈 정도로 각별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 노래를 통한 대중 친화력

김 추기경은 스스로 노래를 잘 못 부른다고 했지만, 노래를 불러야 할 자리에서는 흔쾌히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노래 가사도 척척 외울 정도였다. 김 추기경이 즐겨 불렀던 노래는 정지용 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향수'였다.

하지만 국민들이 기억하는 김 추기경의 노래는 가수 김수희의 '애모'다. KBS '열린음악회'에 나와 불렀던 노래이기 때문이다. 김 추기경은 이 밖에도 '만남', '사랑으로' 등의 노래를 즐겨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최 신부는 "추기경님이 방문하는 본당마다 노래를 해달라고 조르는 신도들이 많았다"며 "예의만 놓고 본다면 어른을 초청해 놓고 어른에게 재롱을 떨라고 하는 모양새이니 좋아 보이지 않는 일인데 추기경님은 신자들이 요청을 하면 불러주셨다"고 회상했다.

이 밖에도 평소 유머 감각을 잃지 않았던 김 추기경에 관한 소소한 일상이 서울대교구에서 가톨릭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와 있다. 신자들은 게시글을 통해 추모글을 속속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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