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차원' 정겨운 "나도 스스로에 놀란다"(인터뷰)

최문정 기자  |  2009.02.19 18:30
배우 정겨운 ⓒ홍봉진기자 honggga@

2008년, 정겨운이 두 얼굴을 드러냈다. KBS 2TV '태양의 여자'에서는 한 없이 부드럽고 귀여운 남자의 모습으로 MBC '달콤한 인생'에서는 '미친 X'라는 말이 부족하지 않을 사이코의 모습을 그렸다.

게다가 정겨운은 최근 출연중인 KBS 2TV '미워도 다시 한 번'에서 가슴 깊은 상처로 반항적인 성격과 함께 심각한 카사노바의 모습을 연기 중이다. 이에 앞서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어디로 튈지 예측할 수 없는 4차원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도무지 어떤 모습이 진정한 '인간 정겨운'일지 예측할 수가 없다. 원래 배우라는 직업이 극 중 다양한 역할을 맡아 하며 여러 얼굴을 가진다지만, 정겨운은 드라마 외적으로도 4차원인가 싶다가도 한없이 진지한 모습을 보이는 고차원적 면모를 보였기에 더더욱 오리무중이었다.

"원래는 누구 앞에 나서는 것도 잘 못하는 성격이었다. 어렸을 때 웅변학원도 많이 다니고 했지만 내성적이어서 남들에게 내 껄 잘 보여주지 못하는 타입이다. 그래도 성격이 연기를 하면서 좀 바뀌는 것 같다."

예능 속 모습, 최근 극중 모습을 떠올리며 활발하고 입담 좋은 그와 한판 수다를 벌일 시간을 기대했다. 그런데 실제로 만난 그는 예측보다 한 톤은 낮은 차분한 목소리와 신중한 모습으로 '수다'보다는 '대화' 혹은 '상담'의 시간을 열었다.

"가끔 '너는 이런 이미지가 아닌데 깬다', '다시 봐야겠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근데 솔직히 그런 얘길 들으면 당황스럽다.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니 그럴 수밖에 없지만 아직은 나도 내 연기 스타일이 있는지 잘 모르겠는 상태다. 가끔씩 '내가 이런 성격이 있었나'라는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
배우 정겨운 ⓒ홍봉진기자 honggga@


연예인이라면, 특히 얼굴을 알릴 수록 대중의 관심과 흥미에서 벗어나 연예인 누구가 아닌 그저 인간 누구의 삶을 즐기기란 한없이 어려워진다. 정겨운에게도 이는 예외가 아니다. 그는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흘리듯 한 말이 이슈가 되며 고충을 겪으며 이 점을 새삼 깨닫기도 했다.

"솔직히 난 빈틈이 많다. 그러다 보니 더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다른 이의 의견을 자꾸 들으려 하게 된다. 그래서 때론 상처도 많이 받지만 그래도 시청소감도 다 챙겨본다. 칭찬보다는 악플이 더 많은 게 현실이지만 진짜 제 연기를 잘 분석해서 써주는 분도 있다. 어쨌든 모든 의견을 수렴해야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보면 최근 출연 중인 KBS 2TV '미워도 다시 한 번' 속 파격적인 카사노바의 모습도 그의 일면일 수 있다는 논리가 생긴다. 첫 회부터 베드신 아닌 베드신이 등장하는 등 파격적인 변신과 막무가내 캐릭터가 미운 정 고운 정 속에 화제를 낳았던 캐릭터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정겨운은 "실제로는 극중 이민수와는 정반대다. 이민수는 상처가 있다고는 하지만 심각한 바람둥이다. 그렇지만 나는 오히려 한 명하고 소박하게 손잡고 명동 등을 거니는 것을 좋아한다. 낭만적인 느낌, 그 떨림을 즐긴다"며 반론을 제기했다.

이어 "난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기에 남이 볼까봐 가리는 것은 스스로 용납이 안 되다"며 "여자친구가 생기면 누가 보든 아무렇지 않게 얼굴이 알려지기 전처럼 길을 거닐 수 있다"고 강직한 모습을 보였다.

정겨운은 이날 "최명길 선생님과 둘이 만나면 '왜 우리는 인연이 이렇게 되서 우여곡절이 많을까'라는 얘기를 했다. 선생님이 '잘 되려고 하나보다'며 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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