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없는 웃음 전쟁' 컬투와 함께한 유쾌한 2시간

[현장스케치]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

문완식 기자  |  2009.02.19 18:28
'컬투쇼' 진행 중 정찬우(왼쪽)와 김태균<사진=SBS>
47,48,49,50...13:59:51.

새소리 차임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스튜디오 안 디지털시계가 '14:00:01'을 나타내자 시그널 음악이 울려 퍼졌다.

헤드폰을 목뒤로 두른(?) 정찬우가 손가락으로 '또각또각' 박자를 맞춘다.

"두시 탈출 컬투쇼!"

컬투(정찬우, 김태균)의 외침과 함께 SBS 파워FM(107.7MHz) '두시 탈출 컬투쇼'(연출 은지향)가 요란 법석한 시작을 알린다.

19일 오후 2시 서울 목동 SBS사옥 지하1층 '스튜디오 락(樂)'은 유쾌한 웃음이 흘러 넘쳤다.

이 날 '고릴라 보는라디오'를 통해 공개방송을 진행한 '컬투쇼'에는 부천체육관 에어로빅 아줌마 팀, 살사동호회, 비보이 팀 그리고 동행취재에 나선 기자 등 40여 명의 방청객들로 북적거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컬투는 이런 북적임이 일상인 듯 방청객들에 아랑곳 않고 웃음 폭탄을 퍼 날랐다. 특유의 걸쭉한(?) 입담과 함께.

◆대본 없어..오프닝 적힌 A4지 달랑 1장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본이 없다는 소릴 했기에 정말 그런지 유심히 살폈다. 대본은 물론 있었다. A4용지 한 장에 띄엄띄엄 17줄이 달랑 적혀있었다. 오프닝멘트와 문자메시지 안내였다.

실제 컬투는 음악이 나가는 동안 방청객들과 나눈 사담(?)을 바로 다음에 여지없이 써 먹었다.

음악이 나가는 동안 이 날 방송에서 라디오 사상 최초로 에어로빅 시범을 보였던 부천체육관 에어로빅 아줌마 팀의 에어로빅 강사가 옷을 갈아입으러 가자 이를 바로 다음 코너 시작하며 실시간으로 알린 것. 대본 없는 웃음 폭탄 제조기였다.

2년 6개월간 '컬투쇼'를 진행했다는 이들에게 '컬투쇼'는 하나의 놀이터였다. 뭔가를 의식한다는 것은 전혀 없었다. 1부가 끝나고 음악이 나가는 동안 정찬우는 누군가와 휴대폰으로 통화를 했고 김태균은 자리에서 일어나 맨손으로 골프 스윙연습을 했다.

김태균은 한술 더 떠 3부 시작 전 이 날 출연한 살사동호회 회원으로 부터 즉석 살사 강습까지 받았다. 즐기는 자 당할 수 없다더니 '컬투쇼'의 청취율이 음악FM 중 1위인 이유를 그들은 몸소 보여줬다.

이 날 3,4부 '특선 라이브'코너에는 가수 심태윤, 케이윌, 별이 나와 즉석에서 라이브로 음악을 선보였다. 물론 중간 중간 컬투로부터의 웃음 폭탄을 이들 역시 피할 재간은 없었다.
정찬우(왼쪽)와 김태균 <사진=SBS>

15:56:56.

빨갛게 들어왔던 'ON AIR'표시가 꺼졌다. 2시간 동안의 웃음 폭격이 끝난 것. 스튜디오 락을 찾은 방청객과 전국의 청취자들의 가슴 깊이 웃음 폭탄의 흔적을 남긴 컬투는 종종 걸음으로 자릴 떴다.

◆"2년 6개월간 총 22만 개 사연..2만 5천 명 방청객이 큰 힘이 돼

방송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정찬우는 "지금껏 2만 5000명이 왔다가셨다"며 "매번 오시는 방청객들이 '컬투쇼'의 가장 큰 힘인 것 같다"고 '장수'이유를 설명했다.

정찬우는 "저희는 개인적으로 라디오 시작할 때부터 솔직한 방송을 해보는 게 꿈이었다"며 "방송이란 게 가식이 많고 TV라는 매체는 편집을 하고 그러니까 저희의 모습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것 같다. 라디오라는 매체는 생방송이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보여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힘들면 힘들다, 대변이 마려우면 마렵다고 말한다"며 ""라디오를 통해 있는 그대로의 모습 보여드린다"고 말했다.

정찬우는 "격식이란 게 깨지면서 청취자들이 진짜 솔직하게 하는구나하며 많이 사랑해주시는 듯하다"고 '컬투쇼'의 인기이유를 설명했다.

정찬우는 "오는 사연을 읽는 거지 만들어내지는 않는다"며 "지금은 라디오 가서 방청객이 없으면 낯설게 느껴질 정도다. 우리가 라디오의 새로운 문화를 만든 게 아닌가해 흐뭇하다"고 말했다.

김태균은 "어린 친구들이 오히려 라디오를 새로운 매체로 받아들여서 많이 듣는다"며 "연예인 청취율도 1위"라고 말했다.

실수조차도 이들에게는 일상(?)인듯했다. 김태균은 "팀이 다 보니까 실수를 해도 재미로 승화 시키려고 한다"며 "버릇 아닌 버릇이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자신감일까. 정찬우는 "다른 라디오 프로그램은 듣지 않는다"며 "우연히 듣는 것을 제외하고는 굳이 찾아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김주리 작가가 2년 6개월간 22만 개의 사연을 읽었다고 말했다"며 "한 두 페이지가 아닌데 얼마나 많은 양인가. 그 중에서 선택되기 때문에 양질의 사연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하자 곁에 있던 김태균은 "그래도 재미없으면 구긴다"고 웃으며 말했다.

◆"'흑염소 사연'과 '생식체험 사연'이 가장 기억에 남아"

그러면 그런 '양질의 사연'들 중 컬투가 꼽는 베스트 사연은 뭘까.

정찬우는 "'흑염소 사연'이 기억에 남는다"며 "AS직원이 짐 배달을 가서 '계세요?'하니까 안에서 '네~' 그랬다고 한다. 다시 '계세요?'하니 '네~'라고 하면서 문은 정작 안 열어줘 문을 열고 안을 보니 염소가 '메에~'하고 있었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김태균은 "'생식체험'"이라며 "산에가서 밥을 안주고 주위 풀을 뜯어 먹는 체험인데, 체험이 끝나고 점심시간에 밥을 안줘 물어보니 좀 전에 식사를 하시지 않았습니까?라고 했다더라"고 사연을 밝혀 좌중을 웃겼다.

컬투는 "대한민국에서 정선희 만큼 언변 좋은 진행자 없었다"며 "또 가수 이소라, 이적, 이본이 우리랑 잘 맞았다. 잘 웃어주고 잘 받쳐주고"라고 '베스트 게스트'를 밝혔다.

'컬투쇼' 연출을 맡은 은지향 PD는 "방청객의 힘이 크다"며 "사연이 너무 재밌다. 청취자들이 올려 주신 사연으로 방송을 해내간다"고 청취자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컬투쇼'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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