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 박수진, 북한 게임사이트에 무단도용

정현수 기자  |  2009.02.23 18:00

그룹 슈가 출신의 연기자 박수진이 북한 온라인게임 사이트에 홍보 모델로 등장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23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박수진이 홍보 모델로 등장한 북한 사이트는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조선엑스포닷컴이다. 이 사이트는 남한의 훈넷이 지분을 투자해 설립한 회사다.

조선엑스포닷컴측은 최근 퍼즐게임 3종과 보드게임 4종 등 총 24종의 온라인게임을 개발했다며 홍보에 나섰다. 국내 사용자들에게는 조악한 수준이지만, 북한이 온라인게임을 개발했다는 사실만으로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북한 측이 개발했다는 게임에 박수진이 홍보모델로 등장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박수진은 카드게임인 '블랙잭' 소개란에 게임 배경 화면과 함께 모델로 등장했다.

박수진의 소속사인 싸이더스HQ 관계자는 "북한측에서 박수진의 사진을 무단으로 도용한 것으로 우리는 사진이 사용됐다라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라며 "그러나 현재 손 쓸 수 있는 방법이 없다"라고 말했다. 북측이 문제를 인지했는지 현재 박수진 사진은 삭제된 상태다.

박수진의 사진이 무단으로 사용된 것은 일단 해프닝 수준으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북한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다 보니 초상권 등 법적인 문제를 제기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베일에 가려져 있던 북한 온라인게임 시장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폐쇄적인 사회로 인식되던 북한에서 온라인 게임을 개발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의아하다는 시각에서다.

북한과 초기 인터넷사업을 함께 진행했던 훈넷 관계자는 "현재 북한에서 일반들이 온라인 게임을 접속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며 "이번에 북한이 개발했다는 온라인게임도 외주를 받아서 개발만 담당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조선엑스포닷컴도 훈넷과는 무관하게 운영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훈넷은 지난 2001년부터 북한 장생무역총회사와 조선복권합영회사라는 별도의 회사를 공동으로 운영해왔지만, '주패' 등이 도박 논란에 휩싸이면서 현재 통일부로부터 사업승인이 취소된 상태다.

훈넷 관계자는 "사업승인이 취소된 상태라서 조선엑스포닷컴의 게임 개발 및 사이트 관리 등은 전적으로 북한에서 담당하고 있다"며 "북한이 단독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보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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