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강바람이 매서운 3월7일, 춘천 의암호의 다리 위가 북적인다. 스타뉴스가 캠핑카까지 타고 이곳으로 온 건 연예가 대표 잉꼬커플 김승우 김남주 커플을 만나기 위해서. MBC '내조의 여왕' 촬영이 한창인 이 곳은 김승우와 김남주가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추는 현장이기도 하다.
이날 촬영할 장면은 여주인공 천지애(김남주 분)가 다리 위에서 자살극을 벌이고 있다는 남편 온달수(오지호 분)를 말리러 오는 장면. 그런데 천지애에게 더 익숙한 사람이 바로 온달수를 먼저 말리고 있는 경찰이다. 김남주를 향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라고 애드리브를 날리는 그는 다름아닌 김남주의 남편 김승우. '컷, 오케이' 소리가 나자 주위에서 먼저 웃음보가 터진다.
모포와 오리털 점퍼로 온 몸을 둘둘 감쌌지만 김남주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김승우와 함께하는 촬영 현장이 정말 즐겁다던데, 한 번도 촬영을 같이 못해봤다. 집에 오면 과묵해진다"고 푸념하던 그녀, 드디어 소원성취를 한 걸까? 촬영이 마무리된 뒤 두 사람을 다시 만났다. 김승우 김남주 부부와 함께하는 첫 인터뷰다.
"재미있게 촬영했다. 매일 집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니까. 색다르고 기분이 좋다"는 게 김승우의 첫 소감. 김남주는 "우리 남편이 주연이라야 하는데 단역이라서…"라며 장난스럽게 눈을 흘기다가도, "오빠가 분위기 메이커다. 원래 촬영장 분위기가 좋은데, 오빠가 와서 더 좋아졌다"고 얼굴 가득 웃음을 지었다. 중간중간 서로를 바라보며 웃음 짓기도 하고, 음료수를 건네며 서로를 챙기는 모습이 신혼부부 못지않다.
"아이가 둘 있지만 정말 신혼같은 기분으로 살아요. 둘이 일단 시간을 보낼 땐 일단 아이들을 재워요. 라희(큰딸)가 일단 밤 9∼10시면 자니까….(웃음) 같이 와인을 먹으면서 이야기도 많이 하고 그래요."(김승우)
"진짜 그래요. 집에 오면 말이 없어진다고 제가 그랬지만, 그건 아이들도 있고 그럴 때고, 실제로는 정말 잘 해줘요. 다정하기도 하고, 얼마 전에는 둘이 자전거를 타고 동네 한 바퀴를 돈 적도 있어요."(김남주)
김남주는 자신을 뒤에 태운 김승우가 자전거를 몰 때 힘들어 보여 '괜찮냐?'고 한두번 물어본 게 아니지만 끝내 '괜찮다'며 계속 자전거를 몰더라고 웃음을 터뜨린다. 밤이면 직접 동네를 걸어다니며 오붓하게 데이트도 즐기고, 가끔씩은 동네 포장마차를 찾기도 한다는 두 사람이다.
"둘이서 와인을 마시는 것도 참 좋아해요. 장모님께서 같이 사시거든요. 처음에는 둘이 금슬도 좋다시면서 저희가 술 마시는 걸 좋아하셨는데, 요즘엔 술 먹지 말라고 걱정하실 정도예요.(웃음) 만화 '신의 물방울' 때문에 언제부턴가 모은 와인 코르크가 지금은 200개가 훨씬 넘네요."(김승우)
결혼생활 5년째.. 부부싸움 한 번 안 해봐
친구이면서도 동료이기도 한 두 사람. 자상하면서도 남자다운 김승우와 유쾌하고도 애교있는 김남주는 천생연분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 그 흔한 부부싸움 한 번 지금까지 해 본 적이 없단다.
"정말 부부싸움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저는 싸우면서 정도 깊어진다고 생각하는데 승우씨는 여자와 싸우면 못난이라고 생각하는 주의거든요. 집에서도 카리스마가 있어요…. 이견이 있을 때야 있지만, 그걸 어디 부부싸움이라고 할 수가 있나요. 그냥 우리는 시간을 조금 두고 보면 다 풀리고 그러더라구요."(김남주)
시간이 날 때는 부부끼리, 혹은 자녀와 함께 여행도 자주 한다. 최근 주말에는 짬을 내 미사리에 다녀왔다. 굳이 멀리 화려한 여행을 떠나려고 하지 않고 시간이 날 때 근처에 들려 맛있는 음식도 먹고 기분전환도 하는 것이 김승우 김남주 부부의 여행법이다.
택시도 타고, 사람들 눈 의식하지 않고 사는 두 사람이지만 사생활 문제에 대해서는 일단 선을 분명히 그었다. 최근 화제가 됐던 손예진의 파파라치 경찰 신고 사건은 두 사람에게도 남의 일만은 아니었다. 특히 부부의 집은 사생활 침해 신고를 받고서 경찰까지 출동했던 손예진의 집 바로 근처다. 두 사람은 "아무렇지 않게 남의 삶을 들여다보는 건 불쾌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분위기를 바꿔 결혼 이야기를 물어봤다. 김승우는 최근 김남주를 처음 만난 건 한 시상식이었다며, 소탈한 면모에 반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지금도 궁금증이 일 만큼, 2005년 결혼 당시 두 사람의 결혼 소식은 말 그대로 빅뉴스였다. 그러나 김승우와 김남주는 "순간적으로 반해 결혼을 한 건 아니었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때 우리 주변 친구들이 참 많이 감싸줬어요. 제 주위에서도 몇 분, 남주씨 주위에서도 몇 분이 저희가 만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조용히 지켜봐 주셨죠. 거의 1년을 연애했어요. 하지만 그 깊이가 다른 사람들 3배는 됐을걸요. 1년 365일 중에 360일은 만났으니까. 촬영 틈틈이 만나고, 그렇게 서로를 알아가면서 신중하게 고민하고 생각하고 결혼 결정을 내렸어요."(김승우)
김승우는 "김남주씨는 역시 인간적인 면이 매력적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남주는 "무엇보다 든든했다. 곁에 있으면 마음이 편안했다"고 털어놨다. 그럼 지금은요?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잠시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 어디 다른 말이 필요있나.
김승우가 "가끔은 내가 전화를 해서 '10명만 데리고 가도 될까?' 그걸 모두 괜찮다고 해준다"고 아내 자랑에 들어갔다. "알았어" 한 마디 후에 모든 걸 준비한다는 김남주. 그렇게 손님을 치르고 나면 모든 사람들이 김승우에게 "김남주에게 잘 하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간단다.
"그런 게 바로 내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아내가 요즘엔 정말 없다고 사람들이 다 그러더라구요. 드라마 제목도 참 신기해요. 원래 김남주씨 보고 '내조의 여왕'이라고 불렀었거든요."
김남주의 이번 '내조의 여왕' 출연은 김승우가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그간 연속극이며 사극 출연 제의도 많았지만 신파나 통속극보다는 원래 유쾌하고 시원시원한 김남주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했다고 김승우는 말했다. 카메오 출연도 오랜만에 드라마를 아내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흔쾌히 오케이 했다.
김남주 "요새는 남편이 얼굴만 보면 자래요"
그러고보면 지금껏 두 사람은 결혼식 이후 작품에 동반 출연하거나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부부동반 CF 한 번 찍은 적이 없을 정도다.
김승우는 "직업적으로 신비주의는 아니다"고 강조하며 "직업이 배우인데 꼭 둘이 함께 나가야 하는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것이 꼭 어떤 원칙으로 자리잡은 것은 아니다. 선뜻 카메오 출연을 결정했듯, "정말 좋은 작품, 괜찮은 역할이 있다면 함께 연기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김남주는? 절레절레 고개를 흔드는 그녀의 대답은 조금 달랐다.
"오빠는 좋은 작품 있으면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하는데, 저는 사실 그러면 연기를 못 하겠어요. 오빠 눈을 보면 웃음부터 나와서요. 아까도 얼마나 웃음이 나던지. 웃음을 참느라 혼났어요.(웃음)"
대작 뮤지컬 '드림걸스' 공연이 한창인데다, 곧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에 들어가는 김승우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앞두고 있지만, 요즘 늘 아내가 걱정이다. 얼마 전 돌잔치를 했지만, 둘째인 아들 찬희를 출산한 뒤 체력이 예전같지 않아 복귀 전 얼마나 운동을 열심히 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너무 사랑하기에 "건강만 허락하면 넷까지 낳고 싶다"는 건 부부의 공통된 바람. 그러나 "건강을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고 김승우는 강조했다.
덕분에 "요즘엔 우리 남편이 얼굴만 보면 자라고 한다"며 김남주가 행복한 푸념을 늘어놨다. 김승우는 "촬영이 너무 고되다. 몇시에 들어오든 새벽 5시면 촬영을 하러 나간다"며 "요즘엔 이렇게 힘든 거면 내가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그런 김승우를 보는 김남주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번진다.
불쑥 끼어 들여다 본 김승우 김남주 부부의 망중한, 과연 결혼 5년째가 되고 아이 둘을 낳도록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다는 두 사람의 모습은 달콤하고도 유쾌했다. 승우씨, 남주씨, 오래오래 지금처럼 행복하세요!
<차량협조=투어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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