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형, 실제로도 신애리?

[이수연의 클릭!방송계]

이수연   |  2009.03.17 14:21
ⓒ이명근 기자 qwe123@

드라마 속엔 악녀가 많다. 이유야 뭐, 다들 아시다시피 착하고 여린 여자 주인공을 괴롭혀야 선악 대결 구도가 분명해지면서 드라마 보는 맛이 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의 공통점이라면 세련되면서도 예쁜 악녀들이란 것이다. 그런데, 이 드라마속의 악녀는 달랐다. 그저 원초적 본능에 충실하게 모든 분노를 거침없이 드러내는 악녀였다. 이쯤 되면 다들 아시겠지? 바로 ‘아내의 유혹’의 신애리, 김서형이다.

처음에 신애리의 행동을 보면서 참으로 신기했다. 어떤 상황이든 히스테리컬하고, 툭하면 집안이 떠내려가도록 마구 소리를 지르니 말이다. 게다가 얼굴 표정은 또 어떠했나? 예뻐 보이는 것과는 거리가 먼, 구길 수 있는 한 최대한 얼굴 표정을 구기며 온갖 인상을 다 쓰지 않았나? 또 그 동안 드라마속 숱한 악녀들이 앞에선 착한 척, 뒤에선 본색을 드러냈던 이중적인 모습과 달리, 신애리는 물불 안 가리고, 상대 가리지 않고 소리를 질러대니 예쁜 악녀랑은 거리가 멀었다. 오죽하면 그녀의 별명이 버럭애리, 고함애리 아닌가. 게다가 고함치느라 몸무게가 5Kg이나 빠졌다니 얼마나 혼신의 힘을 다해 고함쳤을지 예상되지 않는가?

그런데, 신기한 건 전혀 예뻐보이지 않는 신애리의 모습에 점점 빠져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존의 악녀들은 배우가 악녀 연기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면, 신애리 연기는 김서형이 신애리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김서형 그 자체가 신애리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담 실제 김서형은 어떨까? 진짜 신애리 같을까? 그것이 알고싶지 않은가?

얼마 전 그녀가 토크쇼에 출연했을 때의 일이다. 녹화 들어가기 전 대기실에서 제작진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끊임없이 걱정을 한 것이 딱 하나 있다. ‘실제로도 내가 신애리 캐릭터로 보이면 어떡하지?’ 하는 것 말이다. 그래서 자신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도 ‘어휴, 나 이런 모습은 꼭 신애리 같죠? 안돼, 안돼, 평소에도 신애리처럼 보이면 안되는데...’하며 계속 전전긍긍했다.

하지만, 시간이 좀 지나자 언제 걱정했냐는듯이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막 쏟아내기 시작했다. 심지어 대기실의 뒷모습을 담는 프로그램에서 카메라를 들이대고 찍을 때도 전~혀 굴하지(?) 않고 모든 이야기를 다 하는 게 아닌가. 그녀가 하는 이야기들 중에는 신애리 캐릭터로 보이는 일들도 꽤 있었는데도 말이다.

이런 그녀의 모습이 참으로 털털해보였다. 왜냐? 배우들 중에는 다른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뒷모습을 찍는 것에 대해서 거부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서형은 전혀 개의치 않았으며, 심지어 신애리 캐릭터로 보일까봐 걱정했던 모든 이야기들을 서슴없이 털어놓았으니까.

하지만, 이런 거침없는 이야기들을 대기실에서는 털어놓았지만, 실제 녹화에서는 신애리 같은 모습은 최대한 보이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녹화장에 들어갔다. 그녀가 이렇게 다짐한 이유는 ‘아내의 유혹’을 하기 전에 어떤 토크쇼에 출연했었을 때, 평소 세련되고 도도했던 모습과는 정반대의 거친 모습들이 표출되면서, 주변 사람들이 ‘여배우 이미지 너무 깎아먹는 이야기 아니냐?’ 하며 살짝 지적하더란다. 그런데 지금은 '버럭애리’ ‘고함애리’의 캐릭터까지 있으니 더더욱 조심했으면 하는 의견들이었단다.

그런데, 막상 카메라에 불이 켜지고 실제 녹화가 되기 시작하자 그녀의 평소 거침없는 모습들이 막 드러나기 시작했다. 물론 신애리처럼 악녀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악한 모습만 빼면 버럭~하는 신애리의 거침없는 모습은 그대로였다. 그렇게 녹화는 끝이 났는데, 여기서 김서형의 솔직하고 털털한 성격이 또 나왔다. 대개의 여배우들은 자신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녹화가 끝나면 제작진들에게 ‘편집해주세요’라며 진지하게 부탁하는데, 그녀는 딱 이렇게 한 마디만 했으니까. ‘뭐, 이미 녹화한 거 어쩌겠어요. 알아서 해주세요’라고. 거참 시원시원하지 않나?

어쨌든 이런 그녀를 보고 한 제작진 왈, ‘전화번호 따고 싶었어요’ 하는 게 아닌가. 그럼, 혹시 남자? 아니다. 여자 제작진의 말이었다. 이유는 잠깐이었지만 김서형의 이런저런 솔직한 모습들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꼭 친해지고 싶었단다. ‘배우’가 아니라, 진짜 ‘아는 언니’로 말이다. ‘예쁘게 보이려고, 잘나 보이려고, 있어보이려고’ 하는 계산된 모습이 아니라, 솔직담백한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인생상담’ 하면 무릎팍 도사, 아니 그 어떤 도사보다도 시원~하게 해결해줄 것 같은 느낌이었단다.

그래서일까? 신애리의 거침없는 모습이 드라마 속 역할로 동동 떠있는 느낌이 아니라, 현실처럼 착착 휘감기는 느낌이 드는 것 말이다. 아, 참 그렇다고 또 오해하지마시라. 실제로 본 김서형은 거침없는 건 신애리랑 비슷했지만, 악녀가 아니라 정말 착한 선녀였다고 하니까.
<이수연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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