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는 韓日 슈퍼게임?··최대 5번 맞대결

정현수 기자  |  2009.03.17 17:58

"도대체 일본과 몇 번 더 대결을 해야 하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 중인 한국팀이 18일 낮 12시(이하 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숙적' 일본을 상대로 4강행을 두고 다툰다.

아시아예선을 포함해 벌써 세 번째 맞대결이다. WBC의 '이상한 규정' 탓이다. WBC는 '더블 일리미네이션'이라는 규정을 적용해 패자부활전을 운영중이다. 이를 두고 자조적인 목소리가 높다. '세상에 이런 규정이 어디있느냐'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일본을 최대 다섯 번까지 만날 수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예선 두번을 포함해, 18일 열리는 본선 경기를 제외하고도 최대 두 번을 더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18일 열리는 한일전에서 한국이 이기면 한국은 오는 20일 본선 1조 1·2위 결정전에 진출한다. 패자부활전에서 멕시코를 꺾은 쿠바와 일본의 승자와의 맞대결이다. 일본이 쿠바를 이기면 네 번째 한일전이 치러질 전망이다.

18일 한일전에서 한국이 패해도 일본을 다시 만날 수 있다. 쿠바와 4강 결정전을 치러 한국이 승리하면 이미 4강행을 확정지은 일본과 1·2위 결정전을 치뤄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18일 한일전에서 한국이 일본을 이기고, 일본이 쿠바와의 4강 결정전에서 패하지 않는 이상 네 번째 한일전은 불가피하게 치뤄질 전망이다. 한일 양팀이 결승에 진출한다면 '대망의' 다섯번째까지 치뤄지게 된다.

이를 두고 비아냥 섞인 농담까지 나오고 있다. "WBC가 한일 슈퍼게임냐"라는 것이다. 한일 슈퍼게임은 지난 1990년대 한국과 일본 대표팀이 자존심을 건 맞대결을 펼치던 경기를 말한다.

일본팀 내에서도 WBC의 규정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의 에이스인 마쓰자카는 "한국과의 경기가 너무 잦다"는 반응을 보였고, 이치로 역시 "작별 인사를 한 여자친구를 길거리에서 여러 번 다시 우연히 마주치는 것 같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한편, 3번째 한일전의 한국 선발은 새로운 '일본 킬러'로 각광받고 있는 봉중근이 확정됐고, 일본은 다르빗슈 유를 선발로 내세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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