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장자연 수사방향, 핵심쟁점 빠져 의구심 증폭

분당(경기)=김건우 기자,   |  2009.03.18 12:16

'장자연 문건'을 고인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밝혀져 경찰이 수사 방향을 확정했지만 문건 관련 미스터리는 풀리지 않고 있다.

18일 탤런트 장자연의 사망경위를 수사하고 있는 분당경찰서 오지용 형사과장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부터 문건을 고인이 작성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답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오 "문서가 고인이 작성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자살 경위, 문건유출 과정, 문건 내용 등에 대한 수사로 나눠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밝힌 수사방향에 핵심 쟁점이 될 사항들은 빠져 있어 의문을 더욱 증폭시킨다.

우선 경찰이 문건 내용 수사 내용과 관계없이 장자연이 자살로 사망했다는 점은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자살이라는 점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강압 등에 의해 자살을 선택하게 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오 과장은 "2월 28일부터 3월 7일까지 고인의 행적을 확인하기 위해 통화자와 만난 자를 수사했고 채권 채무 확인을 위해 2명을 조사했으나 우울증 외에 자살 경위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앞서 장자연의 음성녹음 6개에 갈등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장자연 사망 경위 수사는 유족들이 우울증에 의한 자살이라 밝혀 종결될 뻔했으나 '장자연 문건'의 존재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오 과장은 문서 유출 과정에 대해 "문서 소각 당시 현장에 있던 관계자 5명에 대한 조사가 완료됐다. 관계자 조사 결과 KBS가 입수한 문건처럼 타다 남은 종이가 있을 수 없고 모두 재가 됐다는 전원 일치된 이야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문건 유출 과정이 중요한 것은 아직까지 문서가 몇 개가 존재하는지 파악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경찰은 문건의 원본을 갖고 있지 않다.

만약 문건 소유자로 주장한 전 매니저 유장호 씨가 유출하지 않았다면 제3의 인물이 문건을 소유한 셈이다. 유족들은 KBS가 입수한 문건과 유 씨가 소장한 문건의 동일성 여부를 확실히 밝히지 못했다. 그렇지만 지난 17일 유 씨를 문서 유출에 대해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또 문건 유출 과정은 문건 작성 목적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예정이다. 전 소속사 대표 김 모씨는 이 문건이 자작극이라 주장하고, 유족들은 강압이나 기획에 의해 쓰여졌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문건이 유족들의 주장대로 유 씨가 유출한 것이라면 그 의도가 의심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문건 내용이다. 문건에는 고인에 대한 성강요, 성상납, 폭행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고 알려졌다. 특히 특정 인물들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져 큰 파장이 예상됐다.

앞서 경찰은 15일 "심경고백 문서에 일부 실명이 적혀 있고 공익을 고려해 실명 공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18일 "문건에 거론된 인물들의 리스트를 갖고 있지 않다"며 "관련된 일부 진술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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