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배우가 늙는다는 것..윤여정-금보라-차화연②

김겨울 기자  |  2009.03.23 01:00


22일 방송된 SBS 스페셜-여우비(女優悲)에서는 20여 명의 여배우들이 '대한민국 여배우로 산다는 것'에 대해 직접 이야기했다. 이들은 가장 큰 고민으로 여배우로서 늙어가는 것에 대해 꼽았다.

중견 배우들은 특히 20대 초중반에 톱스타로 살다가 세월이 지나가면서 배우로서 스펙트럼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 하나 같이 두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그들은 역할이 줄어드는 과정에서 포기하고 은퇴하기도 하고 경제적 문제나 꿈을 위해서 스스로 만족하는 법을 터득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배우들에게 '대한민국에서 여배우로 늙는다는 것'에 관하여 들어봤다.

나문희
똑같이 나이 마흔인데도 나는 엄마 역할이고 남자 배우는 애인 역할하고.

김지영
우리 여배우들은 몸이 재산이잖아요. 주 무기가 몸인데. 근데 결혼하고 모유 수유를 하면 많은 분들이 달라져요. 모유 수유를 하면 자연스럽게 살이 빠지기도 하면서 몸매 관리하기도 어렵고.

유호정
다이어트 많이 해야죠. 안하면 요즘은 바로 욕먹어요. 내가 좀 살찌면 '역시 애 낳고 나니까 별 수 없구나'라는 소리 듣고 살 빠지면 '늙었구나'란 소리 들어요. 근데 아이 낳으니까 체형이 변해요. 우리는 선택받는 입장이잖아요. 하고 싶다고 다 그 역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제 이름으로 말하기 쑥스럽지만 청순하고 가녀린 멜로에 어울리는 배우였다가 결혼하면서부터 멜로를 하기에는 뒤쪽으로 물러나더라고요.



금보라
애매한 나이, 엄마도 아니고 딸도 아니고 이모나 고모나 해야 하는 때가 있어요. 그나마도 IMF 때는 방송사 어렵다고 이모, 고모 역할도 없어지고요. 나라고 나오기만 하면 소리 지르고 아들만 보호하고 내가 내 캐릭터봐도 재수 없는데 하고 싶겠어요. 내가 나를 버리는 것이 얼마나 고통이었겠어요.

윤여정
젊었을 때는 젊다는 이유로 주목을 받았지. 그 때는 내가 잘나서 그런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니에요. 저는 도마 위에 올린 고기가 되어있더라고요. 난도질당하는 입장이요. 근데 연기를 안 할 수는 없었어요. 저는 절대 절명으로 일을 해야 하는 싱글 맘이었기 때문에 애들을 키우려고 일을 했어요. 그래서 그만둘 수 없었어요.

유선
나이에서 오는 캐릭터의 좁아진 폭을 순응하고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그것에 반기를 들고 나의 전성기 때 모습을 보여주다가 기억 속에 잊혀 졌다가 나타날 것인가. 고민해요.

강혜정
다양한 연령대의 연기자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이 안된 것 같아요.

오현경
새까만 후배인데, 아주 높은 선배가 옆에 계신데 주연을 많이 안했다는 이유로 무시하더라고요. 주연을 많이 한 선배한테는 음료수 권하고 다른 선배한테는 안 권하고. 혹시 그게 나의 미래의 모습이 되지 않을까 걱정되더라고요.

강주희 (70년대 고교 얄개 시리즈로 국민 여동생으로 불렸으나 22살에 은퇴)
예쁜 여배우를 하다 한계가 오잖아요. 항상 주연만을 했기 때문에 내려오는 것 밖에는 없고 성인물로 섹시하게 변할 자신도 없고 작고, 그런 이미지는 안 나올 것이라고 생각해 은퇴했던 것이죠.

차화연
인터넷에 '아줌마 누군데, 관심없어요. 나오지 마세요'란 글이 있더라고요. 지금 김태희나 이런 분들이 들으면 웃긴다고 할 수 있지만 저 유명했습니다. 20년 전 은퇴하고 간혹 2년 주기로 기자들이 '뭐하냐'며 찾아오곤 했어요. CF 요청도 들어왔고요. 근데 머릿속에서 어떤 방법으로 잘 내려올까. 최고점에 갔을 때는 잘 내려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은퇴를 택했어요.

방은진
톱 5 안에 들어가는 여 배우들은 지금도 영화 주인공을 맡아요. 그런데 그들이 톱이 되기 전에 존재했던 배우들이 있잖아요. 매번 좀 더 어린 배우들로 자리가 채워져요. 그 여배우들이 능력이 없어서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더 젊은 여자를 선호할 것이라는 사회를 지배하는 남성적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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