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장자연 사건' 유장호가 풀어야 할 4가지 숙제

분당(경기)=문완식 기자,   |  2009.03.23 10:31
故 장자연(왼쪽)과 前 매니저 유장호 씨 ⓒ홍봉진 송희진 기자

'고 장자연 문건' 관련 의혹 수사가 열흘째 접어드는 가운데 사건의 핵심인물인 고인의 전 매니저 유장호 씨의 행보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유 씨는 고 장자연에 대한 '성 강요, 폭행, 협박 등'이 이뤄졌다는 문건의 존재를 최초로 외부에 알려 이번 사건의 시발점이 된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 유 씨가 그간의 경찰조사 진술한 내용이 대부분 신빙성이 없다는 경찰의 결론에 따라 그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사가 불가피하게 됐다. 일단 경찰은 유 씨에게 소환통보를 한 상태이나 유 씨는 확답을 미룬 채 그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 씨 왜 거짓말 했나

지난 13일 유 씨는 최초 경찰 조사에서 "문건의 원본과 사본을 유족과 함께 태웠다"고 진술했다. 이후 병원에 입원했던 유 씨는 퇴원과 함께 있은 기자회견에서도 동일한 주장을 피력했다.

그러나 문건을 입수, 이를 공개한 KBS 측이 문건을 유 씨 사무실 앞 쓰레기봉투에서 주웠다고 밝힘에 따라 유 씨 진술의 신빙성에 의혹이 일었다.

이어 경찰이 유 씨가 유족과 함께 태운 문건의 재에서 인주나 잉크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혀 그가 태운 문건이 원본이 아닐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결국 그간의 유 씨 주장 상당수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속속 드러남에 따라 유 씨는 이제 그에 대해 다시 설명할 상황에 처했다.

◆문건 왜 흘렸나

유 씨는 그간 일관되게 문건의 원본 및 사본을 소각했으며 다른 문건은 없다는 주장을 해왔다.

그러나 이후 KBS가 문건을 입수해 보도하고 그 입수 경위를 유 씨의 사무실 앞 쓰레기봉투라고 밝히자 "과실이 있었던 것 같다"고 얼버무리며 즉답을 피했다.

유 씨는 지난 13일 경찰 조사에 나서며 "유족의 뜻에 따라 공개치 않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어 '과실'로 치부하기에는 문건의 유출 경위와 관련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

따라서 유 씨는 경찰에 나와 문건 유출이 언제, 어떻게 이뤄졌는지에 대해 해명해야 할 전망이다.

유 씨는 유족들에게도 문건 유출에 대한 의심을 받고 있는 상태다. 유 씨가 경찰에 다시 출석한다면 참고인이 아니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받게 된다.

앞서 유 씨는 유족들에게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당했다. 경찰은 "유 씨가 피의자가 된 것은 유족들이 고소인이면서 증인으로서 유 씨의 혐의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원본은 어디 있나

문건 유출과 관련해 원본의 소재 또한 유 씨가 풀어야 할 숙제다. 유 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28일 고 장자연을 만나 문건을 함께 작성했다.

이어 지난 7일 고인의 사후 장례식 장에서 문건의 존재를 외부에 흘렸고 모 매체를 통해 문건의 일부를 공개, 사회적 파장을 몰고 왔다.

유 씨는 본인이 소각했다고 밝힌 문건이 원본이 아닌 것이 밝혀진 이상, 원본이 어디 있으며 왜 이를 감추고 있는지 밝혀야 할 것이다.

◆유 씨가 아는 진실은 무엇인가

유 씨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유 씨가 아는 '진실'은 과연 뭐냐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시간이 지나면서 문건 자체보다는 문건 유출부분에 과도하게 초점이 몰리고 있다. 경찰 수사 또한 그러하다.

그러나 문건 자체를 떠나 사건의 실질적 본질은 문건에 담긴 내용이 과연 사실인지 , 장자연은 왜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었나이다.

따라서 유 씨에게 있어 문건의 유출 및 작성 경위와 함께 문건과 관련 그가 아는 '진실'을 밝히는 게 가장 큰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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