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vs아사다, 또다른 이름의 '한일전'

정현수 기자  |  2009.03.25 15:40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한일전'이 열린다. 장소도 같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그러나 종목은 피겨 스케이팅으로 바뀌었다.

'피겨요정' 김연아(19·고려대)가 오는 28일부터(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부문에 출전한다.

이번 대회의 관전 포인트는 김연아와 일본 아사다 마오의 맞대결이다. 최근 실력이 급성장한 김연아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아사다 마오의 자존심 대결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이들은 '연습 방해' 논란으로 이미 한차례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WBC와의 연관성도 이들의 맞대결을 흥미롭게 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WBC에서 무려 다섯 차례나 맞붙었다. 물론 우승 트로피는 일본의 몫이었지만, 라이벌다운 모습을 보여준 명승부였다. 피겨 '라이벌' 구조를 이어가고 있는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가 연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 언론들도 WBC 우승의 기세를 이어가려는 듯 아사다 마오와 WBC의 접점 찾기에 나섰다. 일본 일간스포츠는 25일 "아사다 마오가 피로도 잊은 채 WBC 결승전을 TV로 시청했다"라며 "아사다 마오가 이치로의 활약에 다시 자극을 받고 힘을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일본 언론이 유난히 아사다 마오와 이치로의 관계에 집착하는 것은 이들이 특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사다 마오와 이치로는 3년 전 한 TV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해 인연을 맺었다. 당시 아사다 마오는 "또 만나고 싶다"라며 이치로에 대한 호감을 드러냈고 이치로도 이에 응했다.

결국 둘의 인연을 부각시키면서 결승전에서 결승타를 날린 이치로처럼 아사다 마오가 맹활약해주기를 바라는 일본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이다.

김연아도 남다른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김연아의 선전이 WBC 결승전 패배에 따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김연아도 WBC 결승이 끝난 뒤 "이번에는 내가 잘 해야 겠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한편 세계선수권대회 첫 금메달을 노리는 김연아는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해 막바지 훈련에 돌입했다. 김연아의 경기는 28일과 29일 이틀에 걸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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