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디~' 중독되네...너무 반복해도 역효과

정진우 기자  |  2009.03.31 08:00

'비비디바비디 비비디바비디부 생각만 하면 생각대로 비비디바비디부'(SK텔레콤)

'피가로 피가로 피가로, 피가로 싸, 피가로 싸'(하나대투증권)

쉬운 멜로디에 계속 반복되는 어구, 최근 광고 CM송을 통해 많이 들린다. 특히 방송3사 등 TV광고에선 반복되는 영상과 함께 이런 형식의 광고가 줄을 잇고 있다.

업계에선 오래전부터 특정제품의 효과적인 광고를 위해 브랜드 혹은 관련 내용을 반복적으로 활용하는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05년 선보인 에쓰오일 광고는 단순하면서도 간단한 CM송으로 이뤄져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에쓰오일은 유명 연예인들이 나와 "나는 에쓰오일 에쓰오일 에쓰오일, 에쓰오일이니까"라는 노래를 부르는 광고를 만들었다.

에쓰오일측은 이 광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했다. 광고 1년 만에 브랜드 지명도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반복광고는 이처럼 광고효과를 증진시킬 수 있어 업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방법 중 하나다. 요즘같이 복잡한 매체 환경 속에서 많은 메시지의 잡음을 없애고 소비자들에게 메시지가 뿌리박히게 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반복광고는 메시지 수용과 관련해 사회심리학과 소비자행동 분야에서 중요한 연구 과제로 통용되고 있다.

광고 제작사들도 이 같은 방식이 소비자들을 공략하는데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방식으로 TV나 라디오 등 매체를 통해 계속 들려주면 그 브랜드는 소비자들에게 각인된다는 것.

한 광고 제작사 관계자는 "업계에서도 광고 반복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광고를 여러 번 반복하면 소비자가 제품 이름을 기억하고 중요한 제품 속성에 친밀감을 갖게 된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 가지 내용의 반복은 소비자들의 뇌리에 박히게 하는 긍정적 효과를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이것이 지나치면 지겨움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들이 어느 정도의 반복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지나칠 경우 역효과가 나타난다는 것.

경상대학교 경영학과 김세범 교수는 자신의 논문을 통해 "광고에서 반복효과가 꼭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며 "어느 정도 이상 노출된 이후에는 소비자들이 지겹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반복이 최적인가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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