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가 김연아를 낳아?" 동문도 못마땅

정현수 기자  |  2009.03.31 10:39

고려대학교의 '김연아 광고'가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고려대는 모 일간지 30일자 1면 하단에 김연아가 시상대에서 눈물을 흘리는 사진과 함께 '민족의 인재를 키워온 고려대학교 세계의 리더를 낳았습니다'라는 문구를 삽입한 광고를 게재했다.

이어 "세계 신기록으로 우승한 고대생 김연아! 그녀의 눈물은 대한민국의 감동입니다. 감동을 주는 글로벌 인재 고려대학교가 키웁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김연아의 감동 스토리를 활용한 광고였지만, 광고가 게재되자마자 비난 여론은 거세게 일고 있다. 너무 섣부른 광고였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김연아는 지난달 군포수리고를 졸업하고 3월부터 고려대에 입학했지만, 아직 등교조차 한 번 하지 않았다. 4대륙 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 등 빠듯한 일정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고려대가 김연아를 세계의 리더로 낳았다'라는 논리는 어불성설이라는 것.

광고를 접한 한 네티즌들은 "반감만 일으키는 마케팅이다". "낯 뜨겁다"라는 반응을 쏟아냈다. 고려대 재학생인 김연아를 활용해 이미지 광고를 하는 건 이해하지만 도가 지나쳤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고려대의 출산을 축하하자", "차라리 김연아가 고대에 입학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등 비꼬는 의견도 많았다.

고려대 재학생 및 졸업생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고려대 재학생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한 졸업생은 "고려대가 김연아 선수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길래 세계의 리더로 낳았다고 하는지 개인적으로 의아하다"라며 "백번 양보해 굳이 광고를 내겠다면 '우리는 고려대생 김연아가 자랑스럽습니다'라는 카피가 어땠을까 싶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친 김연아는 31일 오후 5시3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4월 1일에는 월드컵 아시아예선 남북전 응원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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