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왜 산을 오르냐고 물으면 어떤 답변이 돌아올까. 아마 그는 적당한 답을 찾지 못해 한참을 머뭇거릴 것이다. 산을 오르는데 이유는 없다. 다만 과정은 힘들지만 정상에 섰을 때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시원스레 날려줄 시원한 바람과 눈앞에 펼쳐지는 탁 트인 전경이 알 수 없는 희열을 주기 때문이다.
배우 원기준에게 '왜 뮤지컬을 하냐'는 질문도 그와 같다. 그에게 뮤지컬은 과정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무대에 서게 하는 마력이 있는 작업이다. 오는 5월1일 서울 청담 유씨어터에서 뮤지컬 '기쁜 우리 젊은 날' 주인공으로 또 한 번 뮤지컬 무대에 서는 그를 만났다. MBC '주몽'과 SBS '식객'으로 한동안 안방극장을 뜨겁게 했던 원기준의 오랜만의 외도다.
"산을 5살 때부터 올랐다. 그래서인지 늘 등산은 끊을 수 없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뮤지컬도 비슷하다. 힘들고 버는 돈도 적은데 왜 하느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다. 그냥 좋으니까 한다.(미소)"
'그냥'이란 말이 아마 정답일 것이다. 원기준은 무엇보다 "무대에 서서 관객과 일일이 눈빛을 교환하며 연기를 하는 것은 살아 있는 느낌을 준다"며 뮤지컬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기쁜 우리 젊은 날'은 창작 뮤지컬이다. 지난 1987년 개봉됐던 동명 영화(감독 배창호)를 원작으로 했다. 모든 것이 처음이란 점에서 모험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값진 작업이다.
"소극장 뮤지컬이라 8명의 배우가 전부지만, 더 알차고 모든 캐릭터가 살아있다. 영화보다 더 재미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하하하."
물론 이 작품 출연을 앞두고 원기준은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다. 바로 극중 어눌하면서도 지고지순한 사랑을 하는 주인공 캐릭터를 소화하기에는 원기준의 이미지가 강하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지 때문에 더블 캐스팅된 정성화 씨가 더 잘 소화하겠구나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원기준만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여줄 거다. 초연작이라 롤모델로 삼을 인물도 없지만 그래서 더 즐겁다. 우리나라도 창작 뮤지컬이 좀 더 활성화됐으면 한다."
1994년 SBS 공채탤런트 4기로 연기자의 길에 입문한 원기준. 어느덧 10년을 훌쩍 넘긴 그에게 연기는 생활이다. '기쁜 우리 젊은 날'로 또 한 번 업그레이드될 그의 연기변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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