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효주 "보기만 해도 기분좋아지는 배우가 꿈"(인터뷰)

김지연 기자  |  2009.04.17 18:12
한효주 ⓒ이명근 기자 qwe123@


추운 겨우내 기다렸던 봄의 얼굴은 이런 것일까. 봄의 얼굴을 한 환한 미소의 소녀를 만났다. 별다른 경력이 없는 신인임에도 한효주가 KBS 2TV '봄의 왈츠' 여주인공에 캐스팅됐을 때는 고개를 갸우뚱 했는데, 이제야 그녀의 진가(眞價)를 알 것 같다. 밝은 오후의 햇살, 그녀의 얼굴에서 그 햇살의 따사로움이 묻어난다.

그런 그녀가 오는 25일 첫 방송되는 SBS 주말드라마 '찬란한 유산'으로 또 한 번 안방극장을 찾는다. 극중 캐릭터 역시 한효주답다. 화려하게 아름답진 않지만 들꽃 같은 해맑은 매력을 가진 고은성 역이다.

"사람이 캐릭터를 많이 따라가는 것 같아요. 지난해 '일지매' 할 때는 상당히 조신했는데, 은성이를 만나고 나니 활발한 제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나요.(웃음)"

연신 웃음이다. 물론 한효주는 극 초반 아버지와 동생을 한꺼번에 잃게 되면서 눈물신이 많다고 귀띔했다. 밝은 캐릭터인 줄 알았는데 3부까지는 울고 있는 한효주를 많이 보고 놀라는 시청자가 있을까 미리 알려준단다.

물론 한효주는 26부라는 긴 호흡 동안 그녀만의 밝음으로 TV 앞에 앉은 시청자까지 즐겁게 만들겠다는 각오다.

"사람들이 저보고 참 밝다고 해요. 예전에는 우울하고 힘들면 감추려고 해도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는데, 지금은 많이 달라졌나 봐요. 그냥 저 때문에 다른 사람들까지 기분이 좋아졌으면 했거든요. 제 긍정적인 기운을 받아서 덩달아 기분 좋아지게.(웃음)"

그랬더니 어느 순간 한효주는 억지로 유머를 부리지 않아도 좋은 기운을 풍기는 사람이 됐다. 왜 그녀에게 밝은 캐릭터 섭외가 봇물인지 순간 이해됐다.

열아홉이라는 어린 나이에 배우의 길에 들어선 한효주. 어느덧 데뷔한 지 햇수로 5년이 되면서 그녀의 마음에는 초심자의 조급함 대신 타인까지 배려하는 여유가 자리 잡았다. 덕분에 그녀 특유의 밝고 명랑함을 잃지 않았다.

한효주 ⓒ이명근 기자 qwe123@


"물론 아직도 배우라는 이름만 들어도 떨려요. 솔직히 객관적인 시각에서 봤을 때 저는 아직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잖아요. 배우도 아니고 연예인도 아닌 그냥 어중간한 상태라고나 할까. 정말 기가 막히게 예뻐서 CF스타가 된 것도 아니고 연기력이 엄청 뛰어난 것도 아니잖아요. 하지만 사람마다 자기만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 또 한 그렇지 않을까요."

한효주는 22살이라는 자신의 나이에 걸맞은 연기력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조금씩 성장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자신의 나이만큼만.

"예전에는 뭐랄까, 걱정이 많았어요. 주어진 일을 잘 못해내면 제 자신을 너무 괴롭히는 스타일이었죠. 그런데 문득 어떻게 해야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깨달았죠. 너무 욕심 부리지 말자고. 하하하. 그냥 제 나이에 맞는 표현을 해낼 수 있는 배우였으면 해요. 더 나이가 들면 경험이 쌓이면서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배우가 될 거라 믿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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