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빈 "돈많이 벌어 좋겠다고? 팬이 먼저다"(인터뷰)

김지연 기자  |  2009.04.21 09:33
박현빈 ⓒ홍봉진기자 honggga@


이보다 더 대박인생이 있을까. 내는 노래마다 온 국민이 좋아하는 히트곡이 됐다. 2006년 데뷔 후 '빠라빠라' '샤방샤방' '오빠만 믿어' '곤드레만드레'까지 한 명의 트로트 가수가 평생 하나도 갖기 어렵다는 히트곡이 무려 4곡이다.

데뷔 4년 만에 모든 사람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게 된 박현빈, 그가 노래 '대찬인생'으로 또 한 번 대박에 도전한다.

'대찬인생'은 지난 1997년 영화 '할렐루야' OST로 쓰였던 곡으로, 당시 이승호·윤일상이 작사·작곡을, DJ처리(본명 신철)가 노래를 불러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박현빈을 위해 당시 멤버들이 10여 년 만에 다시 뭉쳐 윤일상이 재편곡을, DJ처리가 전체 프로듀싱하며 박현빈의 대박인생에 힘을 실어줬다.

"다들 나를 보면 대박인생이라 하는데, 맞는 말 같다. 발표할 때마다 너무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고, 행운도 따라줘 짧은 시간 안에 소위 말하는 대박을 냈다. 정말 로또 맞은 기분이다. 하하하."

그의 얼굴에서 진한 행복감이 밀려왔다. 왜 안 그렇겠는가. 이제 어디를 가도 박현빈은 환영받는 존재가 됐다. 특히 모든 노래들이 흥겨운 곳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 1순위가 되다보니 자연스레 그를 찾는 곳도 많아졌다.

무엇보다 처음에는 트로트가 내 음악이 맞나 싶은 1%의 고민도 이제 감쪽같이 사라졌다.

"아직까지 내가 트로트를 잘 안다고 말씀드리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다만 트로트를 하기 전에도 내 목소리에서 트로트 냄새가 많이 난다는 말을 들었다. 정말 하면 할수록 이게 내 음악이란 확신이 생긴다. 어느 날 문득 '가요무대'가 전혀 낯설지 않은 나를 보며 진정 트로트 가수가 되고 있음을 실감했다."

박현빈이 처음 트로트를 들고 나왔을 때만해도 그렇게 어린 나이에 트로트를 부르는 남자가수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틈새시장을 잘 공략했던 탓일까. 그의 행보는 일사천리였다.

ⓒ홍봉진기자 honggga@


물론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이다. 사람들이 하나, 둘 알아보기 시작하면서 그냥 편하게 했던 행동들이 사람들의 오해를 불러오기도 했다.

"솔직히 트로트 가수다보니 황당한 팬들이 종종 있다. 그러면 내가 공인인 사실을 잊고 순간 행동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깜짝 놀라고, 혹여 팬에게 실수한 건 아닌가 걱정하게 된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바깥 활동을 자제하게 됐다."

하지만 이 같은 불편함은 아주 작은 것에 불과하다며 박현빈은 특유의 시원한 미소를 날려 보냈다.

"솔직히 난 지금, 너무 행복하다. 불만이 있는 것도 있지만 그건 내 자신이 아직 덜 성숙했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내 자리를 부러워하겠는가. 애초에 반짝 인기가수는 할 생각도 없었다. 처음 마음가짐으로 활동하며 나이 먹어서까지 대중 곁에 남아 있는 가수이고 싶다."

종종 어떤 사람들은 그에게 "돈 많이 벌어 좋겠다"며 부러움 섞인 말을 쏟아내지만, 박현빈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이렇게 말했다.

"주위 트로트 선배들이 '인기가 천년만년 갈 줄 알았는데 아니다'며 돈 아껴 쓰란 충고를 많이 해 주셨다.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게 돈이다. 하지만 늘 팬은 내 곁에 있다. 그래서 내게는 돈보다는 팬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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