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석달쯤 살고 나오죠, 처음도 아닌데"

김현록 기자  |  2009.04.24 09:38
가수 신해철 ⓒ임성균 기자

"석달쯤 살고 나오죠."

북한 미사일 발사를 축하한다는 글을 남겨 보수단체로부터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발당한 가수 신해철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신해철은 24일 MBC '생방송 오늘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 축하 발언과 입시학원 CF 출연 등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신해철은 북한 미사일 발언으로 자신을 비판하는 이들에 대해 "북한을 마냥 적으로 보거나 당장 총을 쏴야 할 철천지원수로 더 이상 보고 있지 않는 사람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설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너는 북한에 가서 살아라, 북한이 좋으냐고 할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어른스러운 차원에서 냉전 이데올로기를 벗어나 어떤 차원에서 논의해야 할 일이 아닌가"라며 "이런 발상을 하고 논의를 하는 것이 자유로워야 하는데 이야기를 할 영역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쉽다"고 강조했다.

신해철은 미네르바가 감옥에 갔듯 오듯 본인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실제 감옥에 가게 될 수도 있다는 질문에 "미네르바도 (감옥에서) 나오지 않았습니까"라며 "신해철 생각에 동의를 안하고 평소에 괘씸해하던 사람들조차도 '이건 옳지 않아' 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석 달 쯤 살고 나오죠, 처음도 아닌데"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신해철은 입시학원 광고 출연 논란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지식을 정확하게 잘 가르쳐주기만 한다면 공교육이든 사교육이든 무슨 상관이냐"며 "학교 다니면서 줄줄이 시간 다 쓰고 새벽 1시에 또 학원 나가서 돈 갖다 바치라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공교육은 할 것만 해서 시간을 줄여주고, 사교육에 가서 수업을 딱 듣고 철학책 하나라도 더 읽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교육에 대한 독설도 이어졌다. 그는 "제가 알기로는 우리나라 공교육은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인성 교육을 한 번도 실시한 적이 없다"며 "선생이 돈봉투 받고 때리는 거 말고는 본 적이 없다. 인성교육을 한다는 건 착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해철은 그러나 "제가 공교육을 비판했지 사교육을 비판한 적이 없다고 해서 사교육 광고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며 "대형 입시 학원이 출연하고 광고를 하는 데 대해서 저는 협조를 한 셈이니까. 지금은 돌을 맞겠지만 향후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는 지켜봐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신해철은 "개인에 대한 논의 차원에서 끝난 게 아쉽기도 하다"며 "새로운 논쟁의 장이 일어나도록 성숙하게 행동하지 못한데 대해서는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각종 논란으로 5월 음반 홍보가 확실하게 됐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후련하다고 한다. 그러나 그 사람들이 내 음악에 관심이 있는 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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