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스럽고 예쁘거나, 감동적이거나, 경쾌하거나 아니면 인상에 콱 박히도록 코믹하거나’
이러한 CF공식이 깨지고 있다. 혐오스러운 소재를 내세운 ‘엽기’ CF가 TV를 공략하고 있다. 이들 CF는 트림, 방귀, 구토 등을 내세워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일종의 ‘충격요법’인 셈이다.
분유제품인 매일 앱솔루트 명작 CF에서는 아기에게 각각 트림과 배변을 시키려는 ‘초보아빠’와 ‘초보엄마’가 등장한다. 아이를 안고 트림을 시키려던 젊은 아빠는 자신이 트림을 해버리고, “응아합시다”고 노래를 부르던 젊은 엄마는 자신이 방귀를 뀌고는 “엄마가 해버렸네”라고 쑥스러워 한다.
KTF의 SHOW 해외여행정보서비스 CF는 “일본에 가면 초밥도 있고”라는 가락에 맞춰 6일째 초밥만 먹다가 질려서 초밥을 입밖으로 밀어내는 모습이 나온다. 마침내 휴대폰 서비스를 이용해 라멘(라면) 음식점을 찾아가지만, 주인이 초밥을 서비스로 주자 물고있던 라면가닥을 주르르 뱉어버린다.
‘집나가면 개고생이다’는 카피로 히트한 KT 집전화 통합브랜드 QOOK CF도 노숙자로 분한 탤런트 변우민의 추레한 모습을 그린다. 얼굴에 온통 검댕을 묻힌 변우민은 대형 쓰레기 수거함에서 기어나와 거적을 뒤집어 쓰고 공원 벤치를 헤맨다. 돈이 없어 음식점 주인에게 끌려나와 내동댕이 쳐지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리얼한 화면에 담았다.
맥도날드 스낵랩 CF도 각각 졸고있다가 “스낵랩” 소리에 맞춰 잠이 깨는 남녀를 담았다. 잠결에 입맛을 쩝쩝 다시는 여자나, 꾸벅꾸벅 졸면서 눈을 치뜨고 입을 내미는 남자나 호감형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래도 화면 가득히 얼굴을 클로즈업해 이들의 표정을 강조했다.
최근 이런 유형의 광고가 쏟아져 나오면서 시청자들도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앱솔루트 명작 CF에 대해서는 “아이를 기르는 입장에서 공감이 간다”며 긍정적인 수용이 많다. 하지만 “밥먹는 시간에 보면 비위가 상한다” “추접스럽다” “엄마도 여자인데 저렇게까지 표현해야 하나”는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는 이도 있다.
SHOW CF경우도 마찬가지다. “제품의 용도를 정확히 알려주고 있다”는 호평이 이어지지만 “음식물 뱉는 것이 혐오스럽다”, “더럽다, 식사시간에는 좀 안나왔으면 좋겠다”는 불만도 엄연하다.
QOOK CF는 특히 ‘개고생’이라는 단어가 논란이 됐다. 국어사전에도 기재된 단어이긴 하지만 “눈살이 찌푸려진다” “자극적이다”는 불쾌감을 토로하는 시청자도 있다. 특히 나이 든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막장드라마 뿐 아니라 막장 광고도 등장했냐” “기분이 나빠지고 짜증이 난다”는 불평이 잇따른다.
또 산악인 엄홍길씨 편에 대해서는 등반을 희화화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극한에 도전하는 사람에게 예의가 아니다”고 못마땅해 하는 반응도 있다.
‘스낵랩’ CF는 “재밌고 남녀 모델의 표정연기가 압권”이라는 칭찬이 많지만 “눈을 치뜨는 모습이 보기싫다”, “추하다”는 악평도 공존한다.
일부 시청자들이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업계는 이러한 ‘파격’이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제품명만은 확실히 ‘각인’시킨 것은 사실이다. 기이한 취향에 관심을 갖는 상당수 젊은층도 이러한 콘텐츠에 즉각 적응하고 있기도 하다.
인간의 본능적 감정을 공략하면 호응은 즉각적일 수 있다. 하지만 무뇌아를 자처하며 구강기와 항문기로 퇴행, 저급한 승리감에 우쭐해 하는 유아기적 사고방식의 표현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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