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액션영화 팬이라면 반가운 소식이 있다. 한국영상자료원에서 5월 8일, 12일, 20일 그렇게 3번이나 이두용 감독의 잊혀진 태권 액션영화 <돌아온 외다리>(1974. 사진)가 상영된다. 더구나 이 작품은 미국에서
주인공은 바로 ‘차리 셸’이라는 영어식 이름이 더 유명했던 한용철이다.(또 다른 영어 이름의 당시 액션스타로는 <대적수>(1977)의 ‘바비 킴’도 있다) 이두용 감독은 그와 함께 <용호대련>(1974)으로 화끈한 발차기의 태권액션영화를 시작했다. 애초에 국내 오디션을 통해 적당한 주연 배우를 찾지 못한 이두용 감독은 미국의 이 청년을 소개받고 첫 눈에 마음에 들었다.(이미 그 오디션으로 뽑은 조연, 단역 배우들의 무술 단수를 합하면 100단이 넘었다고 한다) 눈앞에서 다리가 확확 찢어지는 그 쾌감에 놀란 것. 그래서 사실은 태권도 ‘빨간 띠’였지만 검은 띠의 태권도 7단 고수라 속이고 그를 전격 발탁했다.
그렇게 불과 스무 살의 나이에 다리가 길어 ‘나팔바지’가 잘 어울린다는 이유로 발탁된 한용철은, 나이가 들어보이게 귀여운 콧수염을 달고서 가공할 발기술을 보여줬다. 사실 얼핏 봐도 동안에 콧수염이 잘 어울리지는 않는다. 일부러 노숙하게 보이려는 귀여운 마초 같다고나 할까. 그래도 신기의 발기술만큼은 남달랐다. 한국액션영화가 홍콩이나 일본 액션영화와 비교해 남다른 장점이 있다면 바로 그 태권도를 중심으로 한 화려한 발기술이다. 이두용 감독은 ‘발차기로 상대방 싸다구를 좌우로 팍팍팍팍 때리는’ 그 모습에 반했다 한다.
하지만 그의 인기는 불과 몇 년이었다. 이두용과 한용철이 함께 한 이 시기 일제시대 배경 태권 액션영화는 6편 정도인데 믿기 힘들지만 그 모두가 1974년 영화들이다. <용호대련>(3월 개봉), <죽엄의 다리>(4월 개봉), <돌아온 외다리>(7월 개봉), <분노의 왼발>(9월 개봉), <돌아온 외다리2>(10월 초 개봉), <배신자>(10월 말 개봉). 정말 영화를 만드는 그 열정과 에너지도 무시무시하게 마초적이었다. 그렇게 그는 지나치게 소모됐고 결정적으로 이두용 감독의 품을 떠남과 동시에 그 인기는 시들해졌다. 그것을 계기로 한국 액션영화가 화려한 꽃을 피울 수도 있었지만 ‘으악새 영화’라고 천대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혹독한 검열의 현실도 무시할 수 없었다.
아무튼 짧은 기간이었지만 한용철의 인기도 엄청나서 찍는 영화마다 동남아 지역으로 활발하게 수출됐고, 당대 톱 배우 신성일보다 더 웃돈을 줘서 한용철을 데려가려는 영화제작자들이 넘쳤다. 하지만 그렇게 추억에 젖어봐야 무엇하랴. 그렇게 어찌어찌 출시된 그 영화들을 홍콩영화로 소개하고 은밀하게 DVD나 비디오로 팔리는 현실은 안타깝다. 그래서 더더욱 이번 복원 작업이 반가운 것이다.
<주성철 씨네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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