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배우 설경구(41)와 송윤아(36)가 9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리츠칼튼 호텔 지하 1층 금강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결혼을 앞둔 심경을 직접 밝혔다.
설경구와 송윤아는 이날 결혼기자회견을 통해 서로에 대한 애틋함을 숨기지 않았다. 송윤아는 이날 기자회견 도중 "(설경구)오빠가 마음고생을 많이 했을 것이다"며 눈물까지 보였다.
설경구와 송윤아는 2002년 영화 '광복절 특사'의 남녀 주인공으로 처음 인연을 맺은 뒤 2006년 멜로영화 '사랑을 놓치다'에서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두 사람이 본격적으로 사랑을 키워온 것은 2007년 가을부터다. 설경구와 송윤아는 깊은 신뢰와 사랑을 바탕으로 올 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결혼에 대해 마음을 굳혔고, 결국 5월 28일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리게 됐다.
설경구는 1993년 연극 '심바새매'로 데뷔, 영화 '오아시스', '공공의 적', '실미도', '역도산', '그놈 목소리' 등에 출연했으며 영화 '해운대'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송윤아는 1995년 KBS 슈퍼탤런트 선발대회에서 금상으로 입상하며 데뷔, 이후 드라마 '온에어', '누나', '호텔리어', '홍콩 익스프레스' 등과 영화 '아랑', '사랑을 놓치다', '광복절 특사' 등에 출연했다.
다음은 설경구, 송윤아와 일문일답.
-어떤 분이 가장 부러워하던가.
▶(송윤아, 이하 송)배아파 한 분은 안 계시고 다들 좋은 마음으로 축하해주셨다. 아직 답을 다 드리지 못했다. 제동씨가 축하한다고 형님께도 축하한다고 전해달라고 하더라.
-김제동이 결혼식 사회를 보고싶다고 하던데.
▶(설경구, 이하 설)성당에서 미사형식으로 올릴 예정이라 사회가 필요하지 않다.
-언제부터 사귀었나.
▶설='사랑을 놓치다' 이후에 열애설이 난 걸로 알고 있다. '사랑을 놓치다' 하기 전후에도 식사 정도는 했었고 가라오케에 가서 놀기도 했다.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건 그 때는 그런 사이가 아니었다. 이후 '열혈남아' 한다고 전라도 전주에서 5개월 가량 오피스텔 얻어서 생활했었기 때문에 그 때 났던 열애설은 아니다.
-언제부터 설경구가 남자로 보였나. 어떤 매력이 있나.
▶송=설경구 씨에게 너무 미안한 이야기지만 둘이 진지한 만남을 갖기 전까지는 남자로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냥 정말 열심히 사는 사람이고 정말 하루하루를 진실 되게 사는 사람이라는 생각은 오래 전부터 했었다. 선배님으로서 동료 연기자로서 그런 부분을 굉장히 마음 속으로 존경해 왔다.
-사귀기 시작했다고 밝힌 시기가 다르던데.
▶설=늦여름과 초가을 사이일 거다. 여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가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전화하고 가끔 만나다 보니까 감정이 통한거지 사귀자고 따로 말해서 시작한 게 아니다.
-결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설=매력이 많은 분이다. 무엇보다 마음이 예쁜 분이다. 모든 사람을 대할 때도 마음으로 대하고 현장에서도 보조출연자들이 식사를 안 하고 있으면 그걸 직접 날라 준다. 그 마음이 예쁘다.
▶송=어느 순간에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건 아니었다. 누가 먼저 결혼하자든가 사귀자는 표현을 하진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시간이 지나온 것 같다.
-첫키스는 언제 했나.
▶설=2007년 겨울이었던 것 같다. 당시 저는 차가 없었는데 송윤아 씨 차타고 집에 바래다주다가 그 앞에서 했던 것 같다.
-마지막 키스는 언제 했나.
▶설=지난해였던 것 같다. 올해 한 번도 안 만났다고 기사가 났던데 그건 아니다. '세이빙 마이 라이프' 촬영 현장에 한 번 갔었고 부모님 만날 때 한 번 봤었고 그 외에 개인적으로 만날 일은 조심하자고 했었다. 결혼발표하기 전까지 끝까지 고민했던 부분이기도 하고 기자분들 사이에서 기사가 먼저 나갈까봐 걱정했었다.
-프러포즈는 했나.
▶설=아직 못했다.
-서운하지 않나.
▶송=서운하다고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데이트는 어떻게 했나.
▶설=재작년에 제가 소속사가 없었다. 송윤아 씨의 매니저가 독립하면서 저를 그 회사에 소개시켜 줬다. 또 제가 송윤아 씨 사무실에 놀러 많이 갔었다. 사무실에서 같이 영화 보고 음식 시켜 먹고 맥주 마시고 했다.
-몰래 데이트여서 아쉽지 않았나.
▶송=아쉽다는 생각보다는 어찌 됐든 연기자로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그냥 자연스럽게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양가 부모님이 며느리와 사위로서 서로 만족하셨나.
▶설=제가 송윤아 씨 부모님 마음을 많이 아프게 해드렸다. 송윤아 씨 부모님이 어렵게 허락을 하셨다. 지금도 사실 마음이 좀 아프다. 자식 이기는 부모가 어디 있냐고 말씀하셨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락해주셔서 감사하다.
-잘 살라고 해주신 말씀이 있으신가.
▶설=사람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 운명인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시더라. 그러면서 부모님도 많이 아파하셨다고 말씀하셨다.
▶송=저희 부모님, 오빠 부모님께 너무 감사드리고 어떻게 보면 저보다 오빠가 표현하지 않았겠지만 더 아팠을 거라고 생각된다. 그렇지만 이제 결혼을 하게 됐으니까 저희 둘이 좋은 모습으로 보답 하면서 잘 살아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됐다.
-서로를 부르는 애칭이 있다면.
▶설=무뚝뚝한 성격이라 애칭 없이 '윤아야' 하고 부른다.
▶송=저는 그냥 '오빠'라고 부른다.
-송윤아가 애교는 많은가.
▶설=말로 표현은 못하겠지만 많은 편이다. 스스로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애교와 친절함을 구분 못하는 걸 수도 있지만 싹싹하다.
-예비 남편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송=굳이 바라는 게 있다면 제게 지금까지 느끼고 보여줬던 모습 그대로 해주셨으면 한다.
-설경구의 어떤 점이 가장 큰 매력인가.
▶송=처음부터 남자로 볼 수 있었던 상황이 아니었다. 그냥 선배, 그냥 동료 연기자, 오빠로 본 시간이 훨씬 더 길었다. 그러면서 이 분의 사람 됨됨이, 성격이나 모든 가치관 등 모든 부분에 있어서 제가 놀랄 정도로 한결 같고 변함없고, 본인이 어떤 말을 표현했을 때는 그 말에 대해 책임지고 행동과 일치하는 부분에 있어서 굉장히 많은 걸 일깨워줬다. 그런 부분이 지금은 사랑이라는 감정까지 확대되고 믿음이 갈 수 있는 것 같다.
-2세 계획은 어떻게 생각하나.
▶설=아직 그 이야기를 못 했다. 어제부터 경황이 없어서 그런 이야기까진 나누지 못했다.
▶송=오빠 생각은 모르겠는데 제 생각에는 둘이면 좋겠다.
-허니문 베이비 계획은.
▶설=가봐야 알 것 같다.
-신혼살림 준비는 잘 되어가나.
▶설=아직 많이 준비 못했다. 집은 알아보고 있고 결정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완벽하게 갖춰서 시작은 못할 것 같다. 혼수도 저희들이 이야기해서 간편하게 최소화시키고 소박하게 하자고 했다.
-요리학원을 다니거나 연습할 생각은 없나.
▶송=너무 다행스러운 게 결혼을 하고 나면 바로 오빠가 촬영 때문에 지방에 가 있어야 한다. 3개월 정도 그 시간에 제가 여러 가지 배워서 잘 준비해놓겠다.
▶설=제가 잘 한다. 밥도 잘 하고 찌개도 잘 끓인다. 저는 개고기 빼곤 다 잘 먹는다.
-부모님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송=지나간 과정의 시간은 모두 힘들었지만 오빠에 대한 결혼을 허락을 받았을 때 그 믿음이 가장 컸던 것 같다. 지금 당장은 제가 오빠에게도 미안하고 저희 아버지 어머니, 오빠 아버님 어머님께 다 죄송한 상황이지만 이 시간이 지나가면 다 너무나 진실 되게 보답할 수 있는 시간들이 올 거라는 믿음이 가장 컸던 것 같다.
-싸웠을 때 화를 풀어주는 송윤아의 필살기 애교가 있다면.
▶설=저흰 싸운 적이 없다. '오빠~' 이런 말은 안 한다. '온에어' 보면서 송윤아 씨에게 이런 모습이 있나 하고 깜짝 놀랐다. 보조작가랑 춤췄던 모습이 생각난다.
▶송=제가 애교 부리면 설경구 씨가 "왜 이래" 할 것 같다.
-'만인의 연인' 송윤아를 데려가는 심정은.
▶설=대한민국 총각 여러분 죄송합니다.
▶송=다들 행복하시길 바란다.
-송윤아 씨가 김희선 결혼식에서 부케 받았었는데 그 때도 결혼 생각이 있었나.
▶송=제 마음이 그런 상황은 아니었다. 정말 김희선 씨가 부케 좀 받아달라고 부탁했고 제가 '못하겠다, 부케 받으면 시집 못 갈 수도 있다'고 해서 결혼식 당일 날 부케를 받기로 했던 분이 다시 정해졌었다. 하지만 공교롭게 부케 포토타임에 받기로 했던 친구 분이 화장실에 가셨다. 그래서 정말 어쩔 수 없이 다시 제가 받게 됐었던 거다.
-정확한 결혼식 일정은 어떻게 되나.
▶설=방배동 성당에서 오후 5시에 혼배미사로 하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소감을 밝히자면.
▶설=적어도 2개월 전엔 발표 했어야 했는데 당황하셨을 거다. 부모님들이 이렇게 빨리 날짜 잡으실 줄 몰랐다. 양가 부모님 만날 때 잘 살겠다고 말씀 드렸다. 빚을 많이 지고 사는 것 같다. 살면서 한 번에 다 갚진 못하겠지만 조금씩 갚아나가면서 결국엔 다 갚아나가는 설경구가 되도록 하겠다. 어제 모 감독님과 통화하면서 통화해주시는데 확 와닿더라. 당연한 걸 잘하라고. 당연한 걸 당연하게 치우지 말고 당연한 걸 잘 해야한다고 좋은 말 해주시더라. 당연한 걸 놓치지 않고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열심히 살겠다. 감사하다.
▶송=너무 죄송스럽고 너무 감사드린다. 이제 결혼하고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딸로서 좋은 모습으로 잘 겸손하게 살겠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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