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이 제6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박쥐'를 자신의 영화 중에서 가장 감각적으로 만들려 했다고 밝혔다.
박찬욱 감독은 15일 낮12시30분(현지시간) 칸 뤼미에르 극장 내 공식기자회견장에서 열린 ‘박쥐’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만든 영화 중 제일 감각적인 작품을 의도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이날 송강호 김옥빈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프랑스와 영국,미국,홍콩,브라질,이탈리아 등 세계 각국의 60여 취재진이 몰려 '박쥐'와 박찬욱 감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박찬욱 감독은 "관객이 스토리를 따라가는데는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친절하게 하는 한편 눈과 귀, 때로 냄새와 촉감까지 감각기관 하나하나가 느껴질 수 있는 영화를 의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는 그는 "송강호가 뱀파이어가 되면서 모든 감각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몽타주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이야말로 관객에 전하고 싶은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박찬욱 감독은 프랑스 사회자가 "피를 나눠 마시는 게 흡혈귀와 그리스도인의 공통점으로 생각하냐"고 묻자 "그렇지 않아도 프랑스 제목이 '이것은 나의 피다'라고 돼 있다는 것을 최근 알았다"면서 "정확한 그런 생각을 갖고 흡혈귀와 종교를 연결시킨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박찬욱 감독은 "정사 장면이 특이하고 흡혈귀가 송곳니가 왜 없냐"고 브라질 기자가 묻자 "그렇게 이상한 자세였냐"고 반문하며 "성경험이 능숙한 사람들이 아니라 가급적 평범하게 그리고 싶었다"고 답했다. 이어 "다만 손가락과 발가락을 애무하는 자세는 성경에서 등장하는 발을 씻어주는 행위를 연상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박 감독은 "10년 전 '박쥐'를 처음 구상했을 때부터 뱀파이어란 영화에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고성이나 십자가, 마늘 등 클리셰를 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쓰리 몬스터'에서 뱀파이어를 다룬 데 대해 "그 때는 '박쥐'에 대해 명확한 생각이 정리된 게 아니었다"면서 "다만 이번 영화에 김옥빈이 피를 토하는 장면은 '쓰리,몬스터'에서 여자뱀파이어가 피를 토하는 장면과 같은 앵글을 사용해 연속성을 주려 했다"고 설명했다.
2년 전 경쟁부문에 초청된 '밀양'에도 기독교적 이미지가 차용됐는데 최근 한국영화에 그런 경향이 많냐고 묻는 프랑스 기자의 질문에는 "'밀양'과 '박쥐'는 2년 동안 만들어진 100편이 넘는 한국 영화 중 2편일 뿐"이라며 "다만 한국에는 기독교가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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