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 칸시사회서 기절·구토·폭소·갈채받다

칸(프랑스)=전형화 기자  |  2009.05.16 01:46
ⓒ15일 칸 해변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송강호 김옥빈 박찬욱 감독, 김해숙 신하균 등이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6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현지 언론시사회에서 극과 극의 반응을 얻었다.

14일 오후4시30분(이하 현지시간) 칸 드뷔시 극장에서 '박쥐'가 외신을 상대로 첫 기자 시사회를 가졌다. 상영 내내 폭소가 터졌으며, 일부는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또 구역질과 기절하는 기자도 등장했다.

이날 시사회는 시작을 1시간 여 앞두고 기자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으며, 엔딩 자막이 올라간 뒤에는 2분여 동안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15일 버라이어티 등 외신들은 '박쥐'에 대해 "전작보다 못하다"부터 "새롭다"까지 다양한 평가를 내렸다.

기절한 기자와 구역질한 기자가 있다는 사실은 뒤늦게 알려졌다. '박쥐' 관계자들이 각국 언론들의 각가지 반응을 조사하던 중에 확인된 것.

송강호는 15일 오후5시 한국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구역질한 기자가 있다는 것에 대해 "한 명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면서 "영화를 꼭 획일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밀양'이 있으면 '박쥐'가 있다. 다양한 것들을 풍성하게 즐기면 좋을텐데 '밀양'을 좋아한다고 다른 것을 거북하게 생각하는 것은 불행하지 않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찬욱 감독은 다양한 반응을 오히려 반겼다. 박찬욱 감독은 "기절했다는 기자도 있다던데 기절한 만큼 공포를 받았다면 그것도 원했던 반응이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외신 인터뷰를 하면 이렇게 웃기는 영화인줄 몰랐다는 게 첫 질문이더라"면서 "그런 반응이 아주 반갑다. 웃기는 것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반응을 기대하고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쥐'는 이날 오후 10시 주상영관인 뤼미에르 극장 앞에서 레드카펫 행사를 한 뒤 갈라 스크리닝을 진행한다 . 통상 기자시사회 반응보다 갈라 스크리닝 반응이 훨씬 뜨거운 만큼 의례적인 기립박수가 아닌 상당한 반응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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