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최대 기대작 중 하나인 봉준호 감독의 '마더'가 16일 칸에서 첫 선을 보였다. 2시간 여 동안 영화관은 긴 침묵에 빠졌고, 엔딩 자막이 올라가자 긴 박수갈채가 터졌다.
제62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된 '마더'가 이날 오후2시(현지시간) 칸 드뷔시 극장에서 기자시사회를 가졌다. 이날 시사회는 14일 경쟁부문에 초청된 박찬욱 감독의 '박쥐' 기자시사회가 통로까지 입추의 여지없이 꽉 찼던 것과는 달리 드문드문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그럼에도 앞서 상영된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된 영화들의 시사회보단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괴물'과 '도쿄'에 이어 3년 연속 칸에 초청된 봉준호 감독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보였다.
2시간 여 동안 객석에서는 아주 드물게 웃음이 흘러나왔고, 내내 스크린에 집중하면서 침묵을 지켰다. 2층에서 들린 재채기가 극장을 울릴 정도였다. 중간중간 나가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다.
'마더'는 익히 알려진 것처럼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아들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어머니의 이야기. 주연을 맡은 김혜자와 원빈, 그리고 진구는 처음으로 칸영화제에 초청돼 이날 오전11시 공식 포토콜 행사를 가졌다.
김혜자의 막춤으로 시작된 '마더'는 곳곳에 웃음이 숨겨져있던 봉준호 감독의 전작들과는 달리 시종 어두운 분위기였다. 푸른색 화면, 끊임없이 내리는 비, 그리고 어딘지 가늠할 수 없는 음침한 시골 풍경이 영화에 어둠을 더했다.
자신의 손가락이 잘린 것보다 아들의 교통사고를 더욱 걱정하는 어머니, '마더'는 그런 어머니를 그리면서도 모정을 단순히 숭고한 사랑으로 그리지 않았다. 모정을 집착의 또 다른 이름으로, 또 아들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것에 대한 위험을, 퍼붓는 비와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로 대신했다.
꽃미남의 대명사로 불리던 원빈은 '마더'에 정신지체아를 훌륭히 연기했다. 김혜자는 자신에게 규정된 한국의 어머니상을 넘어서 또 다른 차원의 어머니를 완벽하게 그려냈다.
시사회가 끝나자 2분가량 박수갈채가 터졌다. 박수는 의례적인 게 아니라 진정이 담긴 힘찬 소리로 극장을 메웠다. 한 프랑스 기자는 "너무 무거웠다"고 했으며, 또 다른 프랑스 기자는 "반전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마더'는 이날 오후10시 갈라 스크리닝 행사를 갖는다.
과연 국내 관객은 어두워진 봉준호 감독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마더'는 28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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