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신상옥 감독 '연산군' 디지털 복원판, 칸서 첫 선

칸(프랑스)=전형화 기자,   |  2009.05.21 06:01
ⓒ고 신상옥 감독의 '연산군' 디지털 복원판이 20일 제6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였다. 신상옥 감독의 팬이자 '열녀문'을 칸에 소개한 클래식 부문 비공식 선정위원 피에르 뤼셍이 상영에 앞서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고(故)신상옥 감독의 '연산군' 디지털 복원판이 제6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였다.

20일 오후4시30분 칸 드뷔엘 극장에서 이번 영화제 클래식 부문에 초청된 '연산군' 디지털 복원판이 현지 관객들에 소개됐다. 61년 제작된 '연산군'은 어머니 폐비 윤씨 사사 사건으로 광기에 시달리는 연산군의 삶을 그린 작품. 신영균 한은진이 주연을 맡았으며 최초의 궁중사극으로 꼽힌다.

이번 칸 영화제 상영본은 지난 2000년 네거티브 필름을 신상옥 감독이 직접 편집한 프린트를 한국영상자료원이 복원한 것이다. 영상자료원에서 복원한 5번째 작품이며, 컬러 복원은 '연산군'이 처음이다.

클래식 부문 선정에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비공식 선정위원 피에르 뤼셍은 이날 '연산군' 상영에 앞서 목발을 쥔 채 무대에 올라 "신상옥 감독은 한국이 배출한 훌륭한 감독"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시사회에는 80여명의 해외 취재진이 몰려 신상옥 감독의 영화에 관심을 드러냈다. 취재진은 60년대 작품이란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완벽하게 복원된 '연산군'을 2시간이 넘도록 숨죽이며 지켜봤으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앞서 2007년 칸국제영화제에도 영상자료원이 복원한 신상옥 감독의 '열녀문'이 초청됐으며, 지난해에는 김기영 감독의 '하녀'가 상영됐다. 조선희 한국영상자료원 원장은 "칸영화제가 한국영화에 꾸준한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매년 한국고전영화가 초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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