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척 다정다감한 매력남 태봉씨, 카리스마 뒤에 숨긴 코믹함이 돋보이는 한준혁 부장님. MBC 월화드라마 '내조의 여왕'(극본 박지은·연출 고동선 김민식) 속 윤상현과 최철호는 '새로운 발견'이었다.
윤상현은 '한국의 기무라 타쿠야'라는 별명으로 출발한 연기 늦깎이였다. 어머니 말이라면 꼼짝도 못하던 '겨울새'의 찌질한 마마보이, 1등에 당첨된 로또 복권을 쥐고 안달하는 '크크섬의 비밀'의 윤대리로 조금씩 그 존재를 알리던 그는 이번 '내조의 여왕'으로 홈런을 쳤다.
회사일은 뒷전인 껄렁껄렁한 사장님이지만, 무심한 척 따스하게 상대를 배려하는 태봉씨의 조심스러운 사랑에 뭇 여성들이 매주 가슴이 콩콩 댔더란다.
최철호는 그간 브라운관에서 웃는 모습을 본 적이 몇 번 없을 만큼 카리스마의 대명사였다. 올해 초 방송된 KBS 2TV 대하사극 '천추태후'에서 광기에 사로잡힌 왕 경종으로 열연한 그에게 조연 배우로는 처음으로 디씨인사이드의 개인 갤러리가 생겼을 정도다.
'내조의 여왕'은 이런 그에게 포복절도할 코미디와 흐뭇한 로맨스의 기운을 불어넣었다. 몸개그와 애드리브를 더해 시기적절하게 치고 빠지는 그의 코미디가 과연 데뷔 후 처음 하는 것인지 놀라울 정도다.
아직 '내조의 여왕'의 여운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두 사람을 요트 인터뷰에서 만났다. 마침 그들은 바로 전날 열린 쫑파티에서 새벽 5시까지 종영의 아쉬움을 달래다 온 터였다. 한강 위에 둥실 뜬 요트 위에서 진행된 그들과의 인터뷰는 유쾌하고도 즐거웠다.
-어제 쫑파티는 어떻게?
▶윤상현(이하 윤)=새벽 5시까지 이어졌을걸요. 오랜만에 많이 마셨더니 상태가 좀…. 노래도 진짜 많이 불렀어요. 20∼30곡은 불렀나.
▶최철호(이하 최)=저도 술은 안 먹지만 같이 있었어요. 사이다만 먹어도 다 먹은 것처럼 놀아요. (손담비의 '토요일 밤에' 춤을 따라하며) 새벽까지 이것만 했는데도 목이 다 쉬었네. 상현씨는 그러고 보면 목을 타고 났나 봐요. 어제 거의 콘서트 한 번 한 것만큼 노래를 불렀는데.
▶윤=제가 남주 누나 생일도 모르고 넘어갔거든요. 나중에 '누나 선물 뭘로 해줄까' 그랬더니 노래로 불러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어제 신청곡으로 쫙 불렀죠.
▶최=국민적인 가수라도 콘서트 장에서 계속 부르면 목이 잠기거나 하는데, 상현이 고음이 끝내줘요. 어려운 노래도 시원하게 올라가는 맛이 있어요.
-드디어 드라마가 끝났습니다. 종영 소감은?
▶최=어제도 소감을 말했지만 감독님, 작가님 감사드립니다. '시원'보다는 '섭섭'이 많은 것 같아요.
▶윤=저 역시 너무나 감사드리죠. 감독님, 스태프, 배우들 다들 너무나 좋으셨어요. 남누 주님도 무섭다고 해서 방송 전에 겁먹었는데 알고 보니 성격이 좋으시더라구요. 오지호씨도 착하고. 이제 다음주부터 심심할 것 같아요. 등산 가고, 낚시 많이 가려고요.
▶최=상현씨는 남들 1시간 올라갈 걸 3시간 동안 간다고 하더라고요. 뭐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윤=형님도 참… 허허. 처음에 등산할 때는 정말 힘들었는데 지금은 남들 1시간 갈 것, 저도 1시간 동안 등산하게 됐어요.
-최철호씨랑은 가족이랑 시간을 보내시겠어요. 아내 분이 미스코리아 출신이시잖아요. 나이 차가 12살 나신다죠?
▶윤=형님이 어제 그러셨는데 미스코리아 출신이 아니고 지역이래요.
▶최=지역 맞아요.(웃음) 정확히 말하면 12년 10개월 차이인데. 내가 보기에 얘가 기록 경신할 것 같아요. 16살 차이 나는 여자로.
▶윤=그래도 전 대화가 돼야지. 아니면 답답해서….
▶최=내가 보기에 상현이는 정신연령이 20대 초반이에요. 너무 낙천적이고 밝고 긍정적이죠. 그래서 16살 차이가 딱이예요.
-'내조의 여왕'에서 다시 봤지만 두 분 모두 코미디에 소질이 있는 것 같아요.
▶윤=저는 이렇게 재밌는 사람 처음 봤어요. 말만하면 터져. 얼마 전 '놀러와' 녹화를 했거든요. 제일 재밌더라고요. 형은 정말 코믹 안했으면 어쩔 뻔 했어.
▶최=난 사극을 했으니까, 코믹 연기하니까 더 웃기게 된 것 같다. 진작 할 걸 그랬나.
▶윤=저 사람이 어떻게 저 얼굴에서 저런 표정이 나오는지 원.
-최철호씨는 그간 카리스마 있는 역을 많이 해서 더 코미디의 파급력이 있는 것 같아요.
▶최=아무래도 그런가봐요. 아무래도 그 전까지 주목받는 배우도 아니었고. 아무래도 한 번 어떤 연기를 하면 꼭 그거랑 비슷한 역이 많이 들어오잖아요. 늘 카리스마 아니면 미친놈 이런 거 하고 그랬죠.
-미친, 놈이요?
▶최=아니, 이거 참. 영화 '섬머타임'이라고 있어요. 그때 제가 2600만 원짜리 반지하 방에 살다가 4000만 원 넘는 전세로 옮기려고, 그 당시에 일도 없고 했는데 2000만 원 준다기에 출연했어요.
제가 갤러리 들어가서 가끔 채팅도 하고 그러거든요. 그런데 요즘에도 '섬머타임' 출연하셨죠? 이렇게 묻는 짓궂은 팬들이 있어요. 그럴 때도 똑같이 이렇게 말해줘요. 그래, 나 힘들어서 출연했다. 하지만 후회는 안 한다. 그럼 물어본 분이 오히려 미안해하더라구요.
-상현씨도 변화가 느껴져요. 사실 전작에서는 '찌질남'의 아이콘이었잖아요.
▶윤=개인적으로는 그런 생각이 있었어요. '겨울새', '크크섬의 비밀' 하고 전혀 다른 역할을 하면 아무래도 반응이 있지 않을까. 찌질하고 못난 캐릭터를 하다가 전혀 다른 역할을 하다보니까 더 매력적으로 느끼신 게 아닐까 싶어요. 감사할 뿐이에요.
(다음에서 계속)<협찬=700요트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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