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유산', 가족극에 숨어있는 연애소설의 매력

김지연 기자  |  2009.06.01 13:09

이승기가 한효주를 바라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영문도 모른 채 톡 쏘아보는 한효주를 보며 그는 어느새 한숨짓는다.

지난달 31일 33.4%(TNS 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 방송3사 드라마 제왕 자리에 오른 SBS 주말드라마 '찬란한 유산' 속 얘기다. '가문의 영광' 후속으로 지난 4월25일 첫 방송된 '찬란한 유산'이 방송 한 달여 만에 시청률 30%를 돌파하며 제왕 자리에 올랐다.

전작 '가문의 영광'은 물론이고 최근 방송되고 있는 여타 드라마의 인기를 거침없는 속도로 앞지른 셈이다. 무슨 이유에서일까.

'찬란한 유산'의 뜨거운 인기에는 '막장 드라마'에 지쳤던 시청자들이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 드라마라는 점과 그 속에 오묘하게 자리 잡고 있는 우리네 가슴을 설레게 하는 알콩달콩 연애소설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자극적인 소재는 전부 배제하고 돈은 많지만 돈만 믿고 비뚤어졌던 부잣집 아들 선우환(이승기 분)과 아버지의 갑작스런 부도와 죽음으로 예상치 못한 삶을 살게 된 고은성(한효주 분), 두 사람이 한 집에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

특히 티격태격하는 과정에서 어느새 은성에게 마음을 줘 버린 선우환과 이런 그의 마음을 모른 채 선우환 때문에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도 못 보고 동생까지 잃어버렸다며 원망의 눈빛을 쏟아내는 고은성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새어머니의 암투(?)까지 그야말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준비가 제대로 됐다.

그뿐인가. 악연인 줄 알고 만나 선우환과 고은성이 재산 상속을 놓고 싸움 아닌 싸움을 벌이면서 조금씩 서로의 진면목을 알게 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쏠쏠한 재미를 선사한다.

최근 만난 SBS 드라마 관계자는 "작가가 남녀 사이에서 벌어지는 밀고 당기기의 묘미를 잘 살렸다"며 "가족드라마지만 남녀노소를 불문한 전 연령층에서 고르게 사랑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찬란한 유산'은 고은성이 할머니의 유산 상속을 받기 위해 2호점 살리기에 투입되는 가운데 선우환까지 질 수 없다며 2호점에서 근무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두 사람의 연애소설은 더 다채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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