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요원 vs 고현정은 '골드'와 '실버'의 맞대결?

김현록 기자  |  2009.06.25 08:21

선덕여왕 이요원과 미실 고현정의 대결은 금과 은의 대결?

MBC 인기 대하사극 '선덕여왕'(극본 김영현 박상연·연출 박홍균 김근홍)의 주인공들이 전부 성인으로 탈바꿈하며 덕만과 미실, 두 여인의 대결이 본격화된 가운데 두 사람의 화려한 의상 대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제작진은 두 인물의 성격과 지위를 반영하는 색 '골드'와 '실버'를 포인트로 삼아 의상 및 액세서리를 제작했다.

'선덕여왕' 의상팀을 이끌고 있는 이혜란 팀장에 따르면 훗날 한국 역사 최초의 여왕이 되는 덕만 역 이요원을 상징하는 색은 '골드'다.

이 팀장은 "금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왕을 상징하는 금속이자 색깔"이라며 "덕만이 어릴 때는 금색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공주 시절에는 금과 은을 절반 정도 섞다가 실제 왕위에 오른 뒤에는 금색으로 차별화 해 캐릭터를 표현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황후의 자리를 욕심내는 2인자이가 악녀 미실 역을 맡은 고현정은 은빛으로 대변된다. 푸른 빛이 감도는 은색은 미실이 내뿜는 차가운 살기와도 맞닿아 권력욕을 주체 못하는 인물을 그리는데 적합하다는 게 의상팀의 설명이다.

이같은 대비는 '선덕여왕' 방송을 앞두고 공개된 포스터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금관을 쓰고, 금으로 된 귀걸이를 하고, 금색 수가 놓인 용포를 입은 이요원과 은색 머리 장식과 귀걸이, 은색 자수가 놓인 옷을 차려입은 미실이 한 컷의 사진에 담겼다.

물론 컬러가 전부는 아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도 덕만과 미실은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덕만을 비롯해 박예진이 맡은 천명공주 등 왕녀들은 전체적으로 여성스럽고 부드러운 느낌을 살렸다. 반면 미실은 강한 느낌이 배어 있다. 이 팀장은 "미실이 왕후는 아니지만 최고의 권력가라는 느낌을 살리려 했다"며 "어깨가 각진 조끼 등을 자주 덧입어 그같은 분위기를 낸다"고 말했다.

한국 사극 최초로 신라시대를 다룬 '선덕여왕'은 보다 실감나는 화면을 위해 의상비에만 무려 20억 원 이상, 총 미술비에 약 120억 원을 투입한 것으로도 화제를 모은다.

신라시대의 모습을 재현하는 데 큰 몫을 하는 의복 및 장신구 등을 제작하는데 들어간 의상비는 약 10억 원. 여기에 '선덕여왕'을 위해 받은 각종 협찬과 지원이 10억 원에 상당해, 실제 투입된 의상비는 20억 원을 넘어선다.

특히 포스터 촬영을 위해 이요원이 착용한 왕의 복장은 한 벌에 무려 1500만원이 든 작품이다. 금색 실로 화려하게 수놓인 용포만 600만∼700만 원으로, 각종 장신구와 금관을 더하면 값이 훌쩍 뛴다는 게 의상팀 관계자의 전언이다.

악녀 미실 역의 고현정이 선보이는 의상도 주요 의상 한 벌에만 450만∼500만 원이 든다. 고현정은 이 같은 의상을 이미 8∼9벌 소화했을 정도. 제작 관계자는 의상을 총 20벌 가까이 입는 캐릭터도 많아 의상비가 더욱 늘어났다며, 가능한 고증을 통해 당시의 분위기를 살리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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