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상반기 안방을 뜨겁게 휩쓴 키워드는 무엇일까. 올 상반기 TV를 강타한 코드는 막장 드라마의 인기, 생계형연예인의 선전, 줌마저씨의 맹활약이다. 올 상반기 막장코드는 드라마를 강타, 막장의 전성시대를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능프로그램에는 생계형 연예인들의 활약상이 돋보였다. 드라마와 예능을 아울러 '줌마저씨'(아줌마아저씨)의 활동도 눈부셨다.
'아유' 등 상반기 막장드라마 초강세
올 1월 9일 종영된 KBS 일일극 '너는 내 운명'은 올 초 가장 먼저 막을 내린 '막드'(막장드라마)로 손꼽힌다. 시청률 40%대를 웃돌며 국민드라마로 불릴 정도로 인기를 모은 이 드라마는 며느리를 노예 수준으로 부리는 시어머니와 등장인물의 꼬이고 꼬인 설정 등으로 막장 드라마라는 일부의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막장 드라마라 평가받은 최고의 드라마는 SBS 일일극 '아내의 유혹'이다. 이 드라마는 시청률 40%대를 기록하며, KBS 일일극 흥행불패의 최대 악재로 작용했다. 아내의 친구와 사랑에 빠지고, 아버지의 동생은 알고 보니 숨겨진 딸이고, 죽은 줄 알았던 사람이 살아서 돌아오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얽히고 설킨 인간관계와 자극적인 내용들은 드라마의 인기 상승효과와 더불어 막장드라마라는 불명예도 함께 안았다.
'아내의 유혹' 에도 3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난 3월 인기리에 종영된 KBS 2TV '꽃보다 남자'도 방송 반 막장드라마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일본 만화 작인 이 드라마는 '교내 왕따'등을 노골적으로 묘사했다는 이유로 뜨거운 감자가 됐다.
이처럼 올 초 막드는 안방극장을 강타했지만 이제 막드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현재 인기를 모으고 있는 SBS '찬란한유산', KBS 2TV 주말극 '솔약국집 아들들', MBC '선덕여왕' 등은 막장 코드 없는 드라마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생계형 예능인의 탄생
경제불황 속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생계를 위해 출연했다고 고백하는 연예인들이 부쩍 많아졌다. 이른바 생계형 연예인의 등장. '있는 모습 그대로'를 전달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프로그램이 탄생시킨 신조어이자 캐릭터이다. 김구라, 박명수, 이하늘, 붐 등이 그 주인공. 이들의 '솔직고백'은 시청자들에게 오히려 공감대를 형성하며 호감을 상승시켰다.
김구라는 아들 동현 군과 함께 예능프로그램에 출연, 출연료에 대해 노골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유명 MC와 함께 해야 더 오래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방송을 통해 밝히며 유재석과의 콤비체제를 고집하는 박명수 역시 생계형예능인. 그는 방송에서 "분유 값, 기저귀 값 벌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가수 이하늘 역시 마찬가지. KBS 2TV '천하무적 야구단'에 출연중인 이하늘은 방송 전 기자간담회에 참석, "내가 출연하게 된 것은 순전히 몸값이 싸서"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더불어 동시간대 방송되는 MBC '무한도전'과의 비교에 대해 "나는 유재석의 라인이며 '무한도전'과 경쟁 질문은 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이밖에 가수 붐과 지상렬 등도 방송에서 생계에 대한 노골적인 발언으로 생계형 예능인으로 분류되고 있다.
'내조의 여왕', '라브라더스'-줌마저씨 강타
드라마와 예능 전반을 통틀어 아줌마, 아저씨가 재발견됐다. 30대부터 50대까지 이른바 아줌마 여배우들이 드라마 여주인공으로서 제 몫을 해냈고, MBC '세바퀴', '오늘밤만 재워줘', '태희혜교지현이' 등에서도 아줌마 출연자들의 활약이 빛났다. 원숙한 여성미와 생활의 경험 등을 바탕으로 한 아줌마들의 흡인력 있는 연기와 생활형 유머가 여러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아저씨들의 맹활약도 돋보였다.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의 '라디오스타'를 통해 아저씨 입심을 과시한 윤종신, 김구라, 김국진 등. 더불어 가수 이현우, 유희열 등도 라디오와 전문 MC로 나서 재치 넘치는 끼를 발산하며 아저씨 파워를 과시했다.
KBS 2TV '천하무적 토요일'의 '천하무적 야구단'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김창렬 역시 '젊은 아저씨' 대열에 합류하며 힘을 더했다. 인기리에 종영된 MBC '내조의 여왕'에서 '꽃중년'으로 불린 최철호도 이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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